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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Nov 05. 2020

시절 맛집

오랜만에 고기를 먹으러 갔다.

무려 소고기를 

이상하게 맛이 없다.


곁들인 반찬이나 고기의 질이나 

분명히 맛있어야 하는데 

맛이가 없다.


오면서 생각했다.

맛없는 이유 하나

내가 늙어서 이다. 점점 미각이 쇠퇴하고

몸이 예전처럼 활기차지 않으니 뭘 

먹어도 그닥이다.

요즘은 매운 것만 먹고 싶다.


돌아오는 차안에서 

예전에 아이들과 고기 먹으러 갔던

태화강 강터가 생각났다.

고기도 맛있고

노처녀 사장도 멋있고 

-자기 고기에 대한 자부심과 프로페셔널한 손님접대-

그땐 나도 젊어서 뭘 먹어도 소화가 잘되고

아이들도 어렸다. 

지금 강터에 가면 예전 그 맛이 날까?

아닐 것 같다.

그냥 그 시절 맛집이었을게다. 

메뚜기도 한 철이라고 

다 한시절이다.

그렇게 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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