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발광머리 앤 Nov 30. 2016

지베르니, 모네의 정원

모네의 정원이 있는 지베르니에 갔다. 파리 근교긴 하지만 찾아가기가 쉽지 않았다.

베로농이라는 파리 근교 역까지 가서 거기서 셔틀버스를 타고 들어가야 했다.

이번 지베르니 방문 목적은 아들과 사진을 찍는 것.

아들이나 나나 딸이나 여름에 제주 여행을 같이한 친정식구들이나 사진 같은 건 안중에 없는 쿨하신 분들

아들아이와 런던을 며칠 다녀도 서로 사진 한 장 안 찍어준다. 포즈를 취해라 저기 가서 서봐라 이런 건

우리 사전에 없다. 그냥 아들 좋아하는 엄마가 아들 몰래 뒷모습이나 한두 장 찍을 뿐

사진을 왜 안 찍냐고 물으면 가장 큰 이유는 사진으로 보는 내 모습이 별로 예쁘지가 않고. 포즈를 취하기도 어색하고, 표정도 떨떠름하기 때문이다.

이래 살면 안 되겠다 싶어 프랑스의 전문 사진작가에게 한 시간 사진을 찍어보기로 했다. 전문가가 찍으면 이쁘게 나올라나? 이런 바람은 사진가가 문제가 아니라 모델이 문제라는 결론으로 끝난다. 

여하튼 사진작가와 만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올리고 싶으나 초상권 문제가 있어 그럴 수가 없다.

그래도 멀리서 찍어 얼굴이 잘 안 보이는 걸로 하나만 올려 보겠다.


모네의 정원은 천국 같았다.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빛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나도 거기에 몇 년 살면 그림을 잘 그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모네의 일본에 대한 호감이 별로 맘에 들진 않았으나 모네의 부엌, 방, 거실 등 다 아름다웠다. 


다음날, 오르세이 박물관에 가서 모네의 그림을 보았다. 마침 인상파 작품을 한 층 전체에 전시하고 있었다. 모네의 정원을 구경하기 전엔 모네의 그림이 참 좋았으나, 정원을 본 후에는 정원이 더 아름다웠다.


위의 사진은 모네의 정원이고 아래 사진은 모네의 그림이다. 같은 곳이다. 그림보다 자연이 더 아름답다.

그래서 카톡으로 엄마한테 선후배 단톡 방에 이 두 그림을 올리고 자연이 더 아름답다고 했더니 엄마는 당연하지 하느님이 만드신 건데, 평소 존경하고 친애하는 선배 언니는 당연하지 하나가 하나를 흉내 낸 건데, 베낀 건데라고 했다. 


진짜다 자연이 더 아름답다. 그런데 그건 공짜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감사하지도 귀하게 여기지도 않는다. 모네의 그림은 비싸고 귀한 줄 알지만 말이다. 우리가 이렇게 놓치고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2018, 가을, 밀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