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를 봤는데
마지막에 엄마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나왔다.
개구리 왕자였는데
엄마가 딸에게
"공주는 화가 나서 개구리를
벽에 집어던졌어요."
라고 하니까
딸이 말했다.
"키스를 해야지."
정확한 회상은 아니지만 대충 그렇다.
나는 화가 나면
개구리를 벽에 집어던지는 스타일이다.
동화에서 개구리는 남성을 상징한다.
더 자세히 말하면 평민 남성이라는데
(원전에서 개구리의 발음과 평민 남성의 발음이 유사하다고 읽었다)
평민 남성이건 왕자님이건
화가 나면, 분노하면 상대를 집어던지지
키스하는 법은 없다.
분노는
현대사회에서 금지된 감정이다.
더욱이 여성에게는,
더욱이 공주에게는
더더욱 금지된 감정이다.
근무하는 직장에서도
분노를 먼저 표시하면
수치스럽고 지는 거라는
통념이 팽배하다.
더욱이 화가 너무 나서 울었다?
그게 직장 내에 퍼진다면
사형선고나 다름없다
남성이 대부분이고
머리를 쓰는 사람인 곳에서
여성이 화가 나서 뭔가를 집어던지고
울었다?
평판은 끝장이라고 봐야 한다.
보직자를 찾아가서
그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도록
분노하고 돌아서 문고리를 잡으며
떠오른 생각
"우리 딸 시집가기는 글렀구나."
다행히 딸아이는
시집을 안 간다고 한다.
또 다른 보직자와 나머지 두 명을
앞에 두고
입에 침이 튀도록 화낸 적도 있다.
만약 그때 화를 내지 않았다면
나는 화병으로 죽었을 거다.
가족치료 학자
브래드쇼가 말했다
감정은 움직이는 에너지(e-motion)라고
한자도 마찬가지다 감동이라는 단어에는 움직인다는 뜻이 있다.
감정과 에너지는 우리를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면 역 에너지는 일으켜 움직이지 않아야 한다.
얼어붙어야 한다.
무감각, 무감동 상태이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에게 억압되어있다.
여성에게는 특히 그렇다.
여성이 무감각하고 자신의 감정을,
특히 부정적인 감정을
억압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한다면
누구나 밟고 지나가는 현관의 신발 깔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