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요양원에서,
-코로나 후유증-

by 발광머리 앤

사실 코로나 후유증도 아니고 원래 그러긴 했다

한 학기에 한 번은 수업 들어갈 시간에 정신줄 놓고

잠을 자거나

딴 짓을 했다.


허나 오프라인 수업이니 학교 근처에 있기 때문에

10분 늦긴 했지만 들어가긴 했다.


어느 날

강의 동영상을 전날 녹화해서 올려놔야 하는데

녹화에 앞서 엑셀작업을 하다가 잘 안되어서

홧김에 자버렸다.

홧김에 담날 강의는 홀랑 잊어버렸다.


다음날 아침

약간 강박적이 아닐까 싶은

지나치게 꼼꼼히 뭐가를 챙기는

복학생 남학생이

강의 동영상이 안 올라옸다고

톡을 보내서

깜짝 놀라 급히

과제로 대치했다.


강의 동영상 녹화를 하려면 2시간을

걸리니 응급조치로 그렇게 할 밖에


그 이후로

지금 동영상 녹화를 잊고 있는지

늘 불안하다.


그래서 나중에 요양원에 가서

온 정신을 다 잃으면

'강의 들어가야지!'

'강의 녹화해야지!'

하루에도 열두번씩

읊조리며 간병인들을 귀찮게

할 듯 싶다.


아무래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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