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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꽃

by 발광머리 앤

이사온 첫해에 동백과 자귀나무와 매화와 배롱나무를 심었다.

겨울을 나고 동백꽃 피기를 기다렸는데 소식이 감감이기에

여기저기 물었다.


아마 이식해서 그럴거라며 적심을 하라기에

잘 키운 타원형의 동백을 뚝 잘랐다.


간난이 머리처럼 꼴불견이 된 동백이

조금씩 자라기시작했는데

그 다음해에도 꽃이 안 핀다


점점 미워져서

저걸 내가 뽑아버리지는 못하고

뒤에 장미가 안 보이고 꼴불견이다 싶어서

낑낑거리며 정원 구석팅이로

보내버렸다.


그래서 동백이 정신을 차린 것일까?

그때부터 꽃이 피더니

한 일주일 집을 비웠다오니

동백이 이리 져 있다.

목련처럼 꽃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갑자기 뚝 떨어지는 동백


갑자기 시가 생각난다

사랑이 동백꽃 떨어지듯 갑자기 뚝

끝났다는

최영미시인의 시인줄 알고 찾아봤는데

아니다.


누구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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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사진이 그리 아름답지 않은 듯 하여

앵두나무 사진을 찍어 올린다.


저기에 알알이 빨간 앵두가 달리면

마치 보석 같다는

동네 길가에 핀 앵두를 보고

작년에 이만원짜리를 심었는데

엄청 잘 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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