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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리아트리스

by 발광머리 앤

정원 첫해에

마당에서 이런 게 올라왔다.


심은 기억이 없는데

뭔가가 올라오기에

꽃마당 까페에 물어봤다.


리아트리스란다!


혹시나 싶어 내가 종종 구매한

화원의 구매리스트를 확인해 보니

내가 그 전해에 리아트리스를 샀단다.

저언혀 기억이 없는데

어쩐지 횡재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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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보라색과 흰색의 꽃을 찾다가

리아트리스를 알아낸 후 주문한 모양이다.

뿌리를 심어놓고 잊었던 듯


검색해보니 싹이 올라오는 자리가

리아트리스에게 맞는 자리가 아닌 듯 하여

자리를 옮겼다.


신통하게 꽃대가 쭈욱 올라오더니

꽃이 피는가 싶었는데

장마가 와서 꽃은 거의 못 봤다.


다음 해,

리아트리스를 옮겼는데

거기서도 꽃이 필때쯤

장마가 와서 꽃을 못 봤다.


그리고 올해

리아트리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있었던 자리에

상추와 양겨자를 심었다.


사진을 보면 아름답고

내가 원하는 꽃이지만

필때쯤이면

늘 장마가 와서 두 해나

피는 걸 볼 수가 없으니

앞으로도 그럴 듯


마치

정말 좋은 사람인데

혹은 좋아할 만한 사람인데

때가 안 맞아서 인연이

이어지지 않은 관계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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