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첫 해에
안강장에 갔다가
야채파는 할머니가 쭈글쭈글한 종이컵에
10센티나 될까한 초롱꽃을 오천원에 팔았어요.
할머니가 파는 상추를 오천원어치에 비하면
초롱꽃은 아주 작았지만
아름답고 무용한 것을 사랑하는 제가
상추를 살리는 없죠.
아침에 집에서 푹 파온 것 같았어요.
보라색이 맘에 들어 사다가 심었는데
때마침 장마에 다 녹아버렸어요.
애가 달아서
혹시 뿌리가 속에 남아 있을까 하여
기분날 때마다 땅을 파헤치는 내가
혹시 뿌리를 파버릴까 하여
표시를 해 놓고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어요.
그해 가을에 그 자리에서 아주 조그맣게 싹이 올라오기에
이게 그 꽃인가 했는데
다음해에는 포기가 좀 많아졌으나
일년내내 꽃 한번 보여주지 않았어요.
나도 미워져서
그리고 그 보라빛도 긴가민가 해져서
마당에 다른 보라색도 많아져서
푹 파다가 알래스카 장미 앞에 심었는데
올 봄에 무성해졌기에
그리고 자리도 좁아져서
반은 포기하고 또 푹 파다가
반을 나누어 마당 구석에 심어놓고
절반은 화분에 심었는데 화분에 심은 건
거의 한포기
근데 요즘들어
꽃이 피는데
색이 너무 예뻐!!요
할머니가 오천원에 판 이유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