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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발광머리 앤 May 24. 2022

청강초롱꽃


마당 첫 해에


안강장에 갔다가


야채파는 할머니가 쭈글쭈글한 종이컵에


10센티나 될까한 초롱꽃을 오천원에 팔았어요.



할머니가 파는 상추를 오천원어치에 비하면


초롱꽃은 아주 작았지만


아름답고 무용한 것을 사랑하는 제가


상추를 살리는 없죠.



아침에 집에서 푹 파온 것 같았어요.


보라색이 맘에 들어 사다가 심었는데


때마침 장마에 다 녹아버렸어요.



애가 달아서


혹시 뿌리가 속에 남아 있을까 하여


기분날 때마다 땅을 파헤치는 내가


혹시 뿌리를 파버릴까 하여


표시를 해 놓고 근처엔 얼씬도 하지 않았어요.



그해 가을에 그 자리에서 아주 조그맣게 싹이 올라오기에


이게 그 꽃인가 했는데


다음해에는 포기가 좀 많아졌으나


일년내내 꽃 한번 보여주지 않았어요.



나도 미워져서


그리고 그 보라빛도 긴가민가 해져서


마당에 다른 보라색도 많아져서


푹 파다가 알래스카 장미 앞에 심었는데



올 봄에 무성해졌기에


그리고 자리도 좁아져서


반은 포기하고 또 푹 파다가


반을 나누어 마당 구석에 심어놓고


절반은 화분에 심었는데 화분에 심은 건


거의 한포기



근데 요즘들어


꽃이 피는데


색이 너무 예뻐!!요



할머니가 오천원에 판 이유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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