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마당에 나갔다가
들어와 임윤찬의 피아노 연주를 틀어놓고 책을 읽었다.
제목은 사소한 것들의 인문학
어제 도서관에서 재미있을 것 같아 빼 들었는데
쉽게 읽히는데
재미있고 유익하다.
한 구절이 눈에 띄었다.
견리사의 견위수명
논어의 한문편에 있는 것인데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글귀로 유명하다고 한다.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위험을 보면 목숨을 바쳐라
라는 뜻인데 나는 이글을 우리동네 골목길에서 보았다.
몇십년동안 다니던 길이 사유지였는지,
집 하나가 팔려나가고 나서 골목을 막았다.
거기에 누가
"이익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고"
라는 글귀를 써서 붙였다.
며칠 지나지 않아 떨어져나갔지만
그 글귀를 보고 이 걸 써붙인 사람이 누굴까 생각했다.
그냥 뭐라뭐라 썼을 수도 있는데
논어를 인용하다니, 게다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글귀를
안강장에 갔더니
어떤 아저씨가 물건을 담으며 시를 읊었다.
이게 오래된 도시의 깊이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