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참견을 하시는데
(본인은 도와주는 거고 보태주는 거임)
특히 요리에 관해서 참견을 하실 때는
기도 안 찬다.
내가 엄마 요리실력을 아는데..
좀 전에 점심을 먹다가 시금치 무침을 가리키며
내일 이 시금치 넣고 김밥이나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엄마가
"비법이 있다고 한다."
초등학교 때 소풍날이면 엄마는 아침에 김밥을 쌌다.
싸면서
"내가 송이 엄마(엄마끼리 친구고, 딸끼리도 친구다)처럼 김밥을 사 줄 수도 있는데
아이들 교육상 위생상 김밥을 싸서 보낸다."
며 오만 생색을 냈다.
나는 속으로
'그냥 사서 주지.'
라고 생각했다.
엄마의 김밥은 하나만 넣어도 볼이 미어졌다.
일단 썰 때 여기저기 터지기 때문에 터지는 걸 막으려고 김밥은 점점 두꺼워진 듯하다.
밥은 질고, 간도 안 맞고, 맛도 없고, 모양도 없고,
나는 소풍 가서 아이들과 둘러앉아 김밥을 내놓기가 너무 창피하고 싫었다.
예쁘게 싼 김밥 좀 가져보고 싶었다.
그런 엄마가 김밥의 비법을 이야기하다니!!
내가 기가 막혀 엄마를 잠시 바라보았더니
"원래 비법은 실천하기가 어려운 거다."
즉 당신은 비법은 아시나 실천해본 적이 없다는 것!
기막히고 웃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