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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적진 Aug 16. 2023

마일스톤

상처를 기록해 둡니다

도전하고 실패하면 사람들이 다시 힘을 내라고 응원해 줍니다

언젠가 성공할 것이니 계속 도전하라고 합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고

도전에 실패하면

상처도 큽니다


추진하던 것들이 모두 엉망이 되고

노력이 다 거품이 됩니다

상실감과 자괴감이 가득하고

무기력함과 분노가 차오릅니다


실패가 나의 상황이 나빠지거나 손해로 다가오지 않아도

기대했던 것이 사라진 것이 더 힘들게 합니다

다시 시작하면 된다고 주위에서 이야기하지만


다 귀찮을 뿐입니다


결국 내가 털고 일어나지 않으면

주위의 응원, 도움 다 소용이 없습니다

(그래도 응원이라도 해주어서 감사하긴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고 있을 경우

자괴감은

매우 힘이 듭니다


세상은 아무 일 없는 듯

매일 똑같은 것도 화가 납니다

같이 세상이 망했으면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계속 생각이 생각이 나를 좀 더 좀 더 깊숙하게 끌고 들어가서

분노만 남게 됩니다


몸도 아파옵니다

몸 이곳저곳에서 돈 달라고 합니다

갑자기 이빨이 아파 치과를 가보니 전에 때운 곳 신경이 죽어서 다시 신경치료를 해야 되고

허리 다리가 아파옵니다


짜증은 머리끝까지 나고

돈은 갑자기 왕창 쓸 일들이 생기고


그래도

휴일이라 집에서 아무 생각 안 하고

소파에 누어 유튜브나 보니

마음이 조금 진정이 되었습니다


돈이 들긴 했지만

병원 가서 이빨 때우니 아픈 것도 줄었습니다

휴일 없이 출근했으면 병원도 눈치 보여 못 가고

계속 낑낑 대고 있어야 했는데


그래도 연휴에 병원도 가고

소파에서 뒹굴뒹굴해서


안정을 찾았습니다


그래도 화는 가라앉지 않고...


출근해서 밀린 업무를 시작하고

당장 급한일을 처리하다 보니

감정이 조금 풀린 것 같습니다


회사일이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감을 주고 일을 주고

일 그 자체가 주는 힘이 있습니다


무엇인가 집중하고

무엇인가를 해야 하고

무엇인가 성과를 내야 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긴 하지만


안정감을 준다는 것에는 커다란 힘이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면

집에 소파는 커다란 안정감을 줍니다

휴일에 쉴 수 있는 여유는 커다란 축복입니다

병원에 갈 수 있다는 것은 사회시스템의 큰 장점입니다

출근하기 싫긴 하지만 하고 있는 일이 있다는 것도 큰 버팀목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구축한 제 노력의 결과입니다

더 많은 것을 얻기 위해 도전하고 실패했지만 

지금까지 쌓아 놓은 것들에 힘을 얻어

버틸 수 있습니다


며칠 있으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하겠지만

지금 괴로운 것도 점차 사라지겠지만

지금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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