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담아담아 담담
가끔 살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를 남들이 좀 알았으면 하는. 그렇지만 또 너무 유명해지진 않길 바라는. 그런 심리를 누가 연구해서 이론으로 내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기도 한다. 내겐 연정이란 가수가 그렇고, 일전에는 한로로가 그랬다.
오늘 소개할 집도 그런 가수 같은 집이다. 남들이 다 알길 바라는데, 한편으론 나만 알고 싶은 그런 집. 그만큼 너무 맛있는 보쌈집, 담아담다 담담이다.
담아담아 담담은 논현역 4번 출구 인근에 있다. 가게 안에 좌석이 몇 개 있다곤 하는데, 사실 배달과 포장 위주로 운영하는 곳이다. 그래서 오늘 소개 역시 배달을 통한 후기로 전하려고 한다.
담담의 메뉴는 생각보다 심플하다. 보쌈전문점이니 보쌈이 대부분이고, 이를 가성비에 맞춰서 구성한 메뉴들이 있다. 보쌈정식은 가볍게 먹기 좋고, 1인 담담보쌈은 그야말로 갓성비다. 알차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주로 1인 담담보쌈을 시켜 먹는 만큼 이번에도 1인 담담보쌈을 담아서 배달을 시켰다.
이제부터 고기와 김치의 시간이다.
1인 담담보쌈의 구성은 사진처럼 알차다. 일단 보쌈 양이 1인이라곤 믿을 수 없다. 보쌈을 좋아하는 내겐 정말 행복한 양이다. 김치는 약간 부족하긴 한데, 그래도 반포기 정도 되는 듯하다.
우선 고기는 두 종류로 시켰다. 사태와 삼겹. 삼겹만 시키면 3000원 추가되는데, 사태와 삼겹으로 하면 같은 가격이다.
이 집에서 가끔 사태로만 시킬 정도로 사태는 굉장히 부드럽다. 사태는 살코기로만 이뤄져 있어서 부드럽게 삶기가 쉽지 않은데, 삶은 건지 찐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부드럽다.
고기만 따로 먹으면 약간 짭짜름하면서 간이 잘 배어들어있다. 끝맛에는 육향이 쭉 올라온다. 약간 비릴 수 있지만 그 비림을 딱 잡아내서 육향과 비림의 경계선에 있는 맛이다.
고기가 부드러운데, 그냥 녹아 없어지는 게 아니다. 식감이 잘 유지돼 있다. 살코기인데도 이 정도로 부드러운 건 정말 고기에 애정을 쏟아서 만든 거란 생각밖에 안 든다.
냄새도 예전엔 월계향이 좀 많이 났는데 최근엔 그렇지도 않다. 월계향이 강하면 음식맛을 방해하는데, 그 단점도 사라졌다.
삼겹살 부분은 약간의 돼지향이 있는데 불편한 정도는 아니다. 비계와 살코기 조화가 잘 이뤄져서 웃음이 나올 정도로 맛있다.
도대체 이 집은 왜 배달, 포장 위주로 운영하는지 모르겠다. 더 크게 장사를 해도 분명히 잘 될 거다. (이름만 담아담아 담담이 아니라 담담보쌈? 정도로 심플하게 하면...)
김치는 이번엔 좀 아쉬웠다. 때에 따라 다른데 이날은 좀 덜 익은 느낌이 들었다. 원래는 양념이 좀 더 강하고 안에 잘 스며들어서 맛있었는데, 고춧가루가 바뀐 걸까. 김치 색도 좀 연해진 느낌이다.
그래도 고기를 정말 잘 만들고, 김치 모양도 보쌈김치 그대로 구현해 낸 건 보쌈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만들었다는 확신이 든다.
부침개는 내 스타일이긴 했는데,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 바삭한 부침개를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맛있게 먹는다. 밥 대용으로도 좋고.
아쉬운 점은 정식에는 밥이 있지만 1인 담담보쌈은 밥이 없다. 아무렴 어떤가. 가성비로 고기를 잔뜩 먹을 수 있으니.
배부르게 먹고 나면 행복감이 밀려오고, 담아담아 담담 사장님에게 고마움이 느껴진다.
언젠간 이 집이 배달, 포장이 아니라 더 큰 가게로 운영할 날이 오면 좋겠다. 그리고 조만간 가게에 가서도 먹어봐야겠다.
더 유명해져도 손색이 없는 보쌈맛집, 담아담아 담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