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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사이다로 초간단 수육 만들기

수육 레시피 발굴, 첫 번째 이야기

by 가위바위보쌈 Mar 1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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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사이다로 만든 수육, 그리고 보쌈김치제로사이다로 만든 수육, 그리고 보쌈김치

보쌈을 만드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 마늘, 파, 양파, 사과, 계피, 월계잎, 커피 등 여러 재료가 들어가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취향에 따라 콜라를 넣기도, 어떤 사람은 한약재를 넣기도 한다.


보쌈의 컨셉을 좌우하는 수육용 돼지고기는 새하얀 도화지 같다. 어떤 재료를 입히느냐에 따라 맛이 확 달라지고, 색깔도 식감도 달라진다.


수많은 보쌈을 먹어봤지만, 각 보쌈집마다 재료는 다 다른 것 같다. 마치 화가들이 자신만의 화법을 활용해 미술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가수들이 자신만의 창법으로 서로 다른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쌈도 각 집마다 서로 다른 재료를 활용해 다른 맛을 낸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가장 맛있었던 고기는 천짓골의 수육이었다. 어떻게 보쌈에서 이런 맛이 날까, 어떻게 이런 때깔일까, 어떻게 이렇게 부드러운 식감일까라는 생각이 겹겹이 쌓이게 만들었다.


아쉽게도 천짓골 사장님은 내게 비법을 알려주지 않았다. 천짓골뿐만 아니라 내가 좋아하는 보쌈집들은 다 고기가 하얗고, 식감이 부드러웠고 향내가 별로 나지 않았다. 잡다한 재료들을 많이 넣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을 잘 살린 집들이 다수였다.


그래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보쌈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찾아내는 수육 레시피 발굴기, 첫 번째는 제로사이다를 활용한 수육 만들기다.


필요한 재료는 간단하다.


돼지고기(전지, 목살, 삼겹살 아무거나) 원하는 만큼/제로사이다 1.5L짜리/통마늘 or 다진마늘(없어도 됨)/대파 한 대


이렇게만 있으면 맛있고 부드러운 수육을 만들 수 있다!

고기 600~800g, 다진마늘 3큰스푼, 대파 한 대, 제로사이다고기 600~800g, 다진마늘 3큰스푼, 대파 한 대, 제로사이다

재료를 준비했으면 도열을 해준다. 빠르게 요리를 하기 위해서는 미리 재료를 손질해 두고 세팅해 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요리를 하다가 헤매게 된다.

돼지고기를 씻어준다돼지고기를 씻어준다

다음은 돼지고기를 씻어주면 된다. 사실 씻지 않고 삶아도 괜찮지만, 찬물로 헹궈주면 피맛이 덜 나는 기분이 들어서 나는 씻는 방법으로 레시피를 만들어보았다. 너무 무리하게 씻진 않고, 흐르는 물에 적당히 헹구면 된다.

씻은 돼지고기를 닦아준다씻은 돼지고기를 닦아준다

그리고 씻어낸 돼지고기를 키친타월 등을 활용해 살살 닦아준다. 박박 닦는다는 느낌보다는 물을 흡수해 준다는 느낌으로. 귀찮다면 이 과정은 생략해도 된다!

대파를 씻어준다대파를 씻어준다

대파가 더러운 상태라면 열심히 씻어준다. 그리고 씻은 대파를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로 잘라준다. 그래야 대파향이 지나치게 나지도 않고, 돼지고기 잡내를 빼주는 것 같다.

준비한 재료를 냄비에 세팅!준비한 재료를 냄비에 세팅!

이후 지금까지 준비했던 자료들을 냄비에 배열해 준다. 아직 불은 켜지 않은 상태다. 기름을 두르거나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초간단으로, 고기를 올려주고 대파를 올려주고 마늘을 배치해 주면 된다. 개인적으로 다진마늘보다는 통마늘이 좀 더 향이 덜하고 맛있는 것 같다. 첫 번째 도전 때는 다진마늘로 했기에, 사진은 다진마늘이지만 통마늘이 있다면 통마늘을 넣는 것을 더 추천한다!

사이다 투척!사이다 투척!

제로사이다를 양껏 넣어준다. 제로사이다를 얼마나 넣을지는 본인 취향에 달렸다.

만약에 달달한 보쌈이 먹고 싶다면 제로사이다를 많이 넣으면 되고, 달달한 게 싫으면 적당히 넣으면 된다. 잡내를 없앨 정도로만.

꼭 제로사이다가 아니어도 된다. 콜라를 넣어도 되고, 그냥 사이다를 넣어도 되고, 뭐 경우에 따라선 아침햇살도 좋을 것 같다.

물 투척!물 투척!

제로사이다를 넣었다면 비율에 맞춰서 물을 넣어주면 된다. 제로사이다보다 물을 조금 넣으면 엄청 달달한 고기가 만들어지고, 제로사이다랑 물을 1:1로 섞으면 조금은 달달한, 그리고 물을 더 많이 넣으면 달달함은 줄어든다.

개인적으로 달게 먹으면 조금 물리는 감이 있었다. 그리고 뒀다가 먹었을 때 더 달아지는 경향이 있다. 제로사이다를 조금만 넣고 물을 많이 넣는 걸 추천한다.


여기서 포인트는 물을 넣은 후 고기가 잠기기 직전까지만 붓는 게 좋다. 그래야 넘치지도 않고 알맞게 끓일 수 있다.

이제 불을 켜서 끓여준다!이제 불을 켜서 끓여준다!

가장 핵심인 부분이다. 지금까지 초간단으로 했다면, 이제부터 인내의 시간이다. 약간의 세밀함이 필요하다.


여러 번 시도 끝에 찾은 건 강불 20분, 중불 20분, 약불 15~20분이다. 그리고 다 끓인 다음 고기를 꺼내서 식혀줘도 되고, 조금 퍽퍽해 보인다 싶으면 물에 넣고 식혀줘도 된다. 중요한 점은 강불, 중불, 약불을 적절하게 안배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만든 고기는 정말 부드러움 그 자체다.

완성된 제로사이다 보쌈완성된 제로사이다 보쌈

보기만 해도 부드럽고, 뽀얗다. 먹음직스러운 하얀 보쌈, 그리고 고기의 향은 살아있으며 잡내는 날아간 초간단 수육이 완성된다.


제일 중요한 두 가지 포인트는 제로사이다의 비율과 고기를 삶는 시간이다. 이 부분만 잘 지킨다면 이렇게 맛있는 수육을 완성할 수 있다.


단 3~4가지 재료만으로 만들 수 있는 제로사이다 수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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