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평장원, 두 번째 이야기
평장원의 고기는 '바람직'하다.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고기는 적절한 비율, 적절한 익힘, 적절한 간이 생명이다. 이 집의 고기는 이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일전에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봉산평양냉면집을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집은 온도, 냄새, 식감까지 3박자를 두루 갖춘 곳이라고 표현했었다. 평장원은 3박자를 두루 갖췄지만, 봉산평양냉면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평장원의 수육은 약간 기름지다. 부위 자체가 오겹살이다 보니 비계가 붙어있고, 삶는 과정에서 기름이 더 우러러 나오니 그럴 수밖에 없다. 기름에는 약간의 양념도 껴있었는데, 돼지 잡내를 없애기 위해 넣은 양념 같다. 봉산평양냉면과 비슷했으니 비교해 보자면, 봉산평양냉면 수육보다는 조금 더 양념이 들어간 것 같다. 고기 때깔만 봐도 재료는 평장원이 더 많아 보인다.
기름지다고 해서 느끼하진 않다. 따끈따끈하게 나온 고기가 적당한 기름을 품고 있어서 느끼함은 덜하다. 많이 먹다 보면 약간의 느끼함이 이올 수 있는데, 그럴 때는 지난 글에서 소개한 양념장을 찍어 먹으면 된다. 정말 적합한 양념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종합하면 이 집의 고기는 불편함이 없다. 그래서 바람직하다. 고기를 씹을 때도 퍽퍽하지 않고, 양념이 과한 듯하면서도 양념맛은 크게 느껴지지 않고, 기름지지 않으면서 적당한 온도까지 겸비하고 있는 흠이 적은 고기다.
그렇다고 이 시대 최고의 고기다라는 극찬을 내릴 만큼의 고기는 아니다. 이 고기를 꼭 먹으러 수원까지 가라고 할 정도의 고기도 아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평양냉면을 보좌하는 바람직한 조연 정도는 되지 않을까.
평양냉면집의 수육은 그런 존재다. 진미평양냉면의 수육(제육)이 그렇고, 유진식당의 수육이 그렇다. 이 집의 수육은 딱 그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이 집에서 보쌈을 먹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기는 불편함이 없었다. 만약 여기에 적절히 어울리는 김치까지 더해진다면, 맛은 더 환상적일 것 같다.
평장원의 수육은 바람직하고 불편하지 않은, 주인공을 빛내는 맛있는 고기다.
같이 맛볼 글: "수원 최고의 평양냉면집" https://brunch.co.kr/@redlyy/96 (평장원, 첫 번째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