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글은 스타트업 생태계 입문자, 스타트업 사업 신입 매니저, 학생 등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OJT/소개를 목적으로 한 입문자용 글입니다. >
여러분에게 스타트업? 하면 어떤 개념이나 기업이 생각나시나요? 혁신? 발명? 창업?
최근 우리 나라의 배달의민족? 쿠팡? 마켓컬리? 당근마켓 같은 기업?
스타트업이란 개념은 실리콘밸리에서 유래하여 학자와 구루들마다 다양한 정의가 있고, 과거의 벤처기업, 기술창업 등과 맥을 같이 합니다. 2000년대 전후로 초고속인터넷과 PC의 보급 시절 소위 닷컴(.com)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1 벤처붐이 있었다면 오늘날 스타트업 붐은 스마트폰과 클라우드 확산, 4차 산업혁명 트렌드에 힘입은 소위 제2벤처붐을 타고 16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져 오늘날에 이르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으로 정의/개념을 구글링해보면 많은 훌륭한 설명들이 나옵니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구루들이 스타트업에 대해 제시한 설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에릭 리스(린 스타트업의 저자) “극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규 제품/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조직”
닐 블루멘탈(유니콘 스타트업 와비파커의 공동창업자), “A startup is a company working to solve a problem where the solution is not obvious and success is not guaranteed,”(해결책이 명확치 않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영역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
스티브 블랭크(실리콘밸리 연쇄창업자), 스타트업은 반복적이고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내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 (A Startup is an organization formed to search for a repeatable and scalable business model)
폴 그레이엄(Y컴비네이터 공동창업자), "고속 성장하도록 디자인된, 성장에 초점을 둔 기업" (A Startup is a company designed to scale very quickly. It is this focus on growth)
(참고출처 : Chaewon Kong,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브런치, 2017)
우리 법제에서는 벤처기업을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이 정한 3가지 기준(벤처투자기업, 연구개발투자기업, 신기술기업) 중 1가지로, 창업기업을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제2조에서 중소기업을 창업하는 자와 중소기업을 창업하여 사업을 개시한 날부터 7년이 지나지 아니한 자로 칭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에 대한 우리 법제상 정의라면 대체로 ‘벤처기업’과 ‘창업자’ 둘의 교집합이라 말할 수 있으나 앞서 서술한 스타트업의 정의에 부합하는 제조·서비스 분야별 다양한 스타트업의 사례들이 항상 이에 해당하지만은 않습니다. 창업 7년이 지났음에도 위 실리콘밸리의 정의에 충실하게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들도 있고, 벤처기업에 해당하는 수준의 기술이 없더라도 아이디어와 실행력으로 시장 혁신을 일구는 창업가도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적어도 스타트업에 대해 쉽게 판단하는 기준과 개념이 필요할 겁니다. 지원을 하든, 발굴을 하든, 학업의 대상으로 삼든, 일반적인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과 개념적으로 구분하기 위해서라도요.
저는 오늘 떡볶이 가게를 창업했습니다. 창업가인 셈인데, 저는 스타트업일까요?
(스타트업이라 하기에는.. 뭐가 혁신적인지?) 사실 저는 제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서, 투명한 색깔의 떡볶이를 만들었고 이게 주력 아이템이랍니다. 혁신적이지 않습니까? 저는 스타트업일까요?
(음… 그 기술은 혁신적인 것 같긴 하지만..) 제가 투명한 떡볶이도 오늘날 고객의 트렌디한 감성에 부응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저희 동네 상권에서 소위 대박을 낼 수 있다면, 저는 소위 혁신을 선도하는 스타트업 아닐까요? 한번 드셔보시겠습니까?
네, 스타트업의 경계는 사실 모호하지만, 몇가지 기준들을 활용해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판단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사업 아이템에 있어 그 효과 면에서 크고 본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혁신성이 필요하고, 이는 첨단 기술이 될 수도 있고, 실행력이 담보된 비즈니스모델일 수도 있습니다. 리멤버나 배달의민족은 그 시작이 첨단기술이 아닌 명함 입력과 전단지 수집에서 시작했지만, 높은 실행력과 비즈니스모델 입증으로 고성장을 해냈고 자리잡은 사례입니다.
가능하면 이를 통해 실제 시장에 존재하는 문제, 또는 우리도 몰랐지만 존재했던 잠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타다 서비스가 등장함으로써 택시를 타며 우리가 느꼈던 많은 문제들이 개선되었고 마켓컬리의 등장으로 많은 직장인들이 신선식품을 새벽에 배달받아 먹게 되었듯이요.
또한 ‘얼마나 혁신적인가?’ 하는 혁신성의 크기에 따라 위험과 수익, 이에 따른 성장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소위 무수히 많은 스타트업 창업이 있지만 대부분이 실패하고 일부만이 시장의 선택을 받아 살아남는다는 불편한 진실은, 그만큼 혁신적인 시도는 위험을 담보한다는 뜻이고, 반대로 높은 위험이라 함은 성공했을 때 그에 상응하는 높은 수익이 기대된다는 뜻입니다.
떡볶이 가게를 하나 열었다면 기대되는 위험도 수익도 우리가 상상하는 수준에 머무르겠지만, 투명한 떡볶이를 만들어 이전에 없던 시장을 열겠다고 도전한다면, 매우 위험도 높고, 대신 성공했을 때 수익도 높을 것입니다. 다만 투명한 떡볶이라는 혁신 아이템이, 실제 우리 시장내 고객의 잠재된 요구나 문제에 적합한 솔루션인지는, 시장에서 단계 단계 검증하여 보여줘야 할 겁니다.
위의 기준들을 종합해 요약하면, 스타트업은 혁신적인 비즈니스모델 또는 기술을 기반으로, 시장의 잠재된 수요 및 문제에 부합하는 제품 또는 해결 수단을 제공하여, 고위험, 고수익, 고성장을 지향하는 (창업) 기업이라 제시할 수 있습니다. ( ) 를 친 부분은 반드시 스타트업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대체로 그러한 경향성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제가 저희 회사를 통해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해외진출바우처라는 지원제도를 기획하여 건의했을 때 우리 법에 따라 '창업 7년 미만'이라는 꼬리를 달고 반영시켰던 개념이기도 합니다.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스타트업 해외진출에 특화된 맞춤형 사업 개시, 2019)
이 정의도 제법 길기에, 직관적으로 압축하여 설명하면 “혁신을 업으로 하는 회사” 또는 “J커브를 그리는 회사” 등으로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스타트업의 정의에 관해서는 매우 다양한 설명들이 있기에 위 정의는 그중 하나에 불과하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냥 호기심으로 스타트업을 알고자 함이 아니면, 우리가 위와 같이 복잡하고 명확히 선긋기 어려운 스타트업의 정의를 이해해야할 이유가 필요할 겁니다. 사실 A 기업이 "스타트업이다 / 아니다" 보다 더 중요한 점은, A 기업이 "내가 관심 갖는 스타트업다운 특성에 가까운지"가 더 중요할 거예요.
- 예컨대, 구직자라면, 관심기업이 비록 작은 중소기업이라 할지라도 혁신을 기반으로 얼마나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인지, 그 안에서 본인이 얼마나 인적개발을 이룰 수 있을지가 중요하겠지요. 이 경우, 여기가 "스타트업다운 회사인지?"가 중요할 겁니다.
- 벤처투자자라면, 높은 혁신성으로, 얼마나 빨리 J커브를 통과하여 투자이익회수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기업인지, 시장의 실제 잠재한 수요나 문제에 부합하고 그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는지, 투자자 본인의 네트웍이나 노하우로 고성장을 담보할 혁신성에 도움을 줄만한 기업인지가 중요할 겁니다. 이걸 요약하면 역시 "스타트업다운 회사인지?"가 중요해집니다.
- 공공기관이나 정책담당자라면, 이와 같은 스타트업의 육성과 혁신 확산이라는 공공적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그 정책목적에 부합하는 사례 기업인지, 공공지원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올만큼 시장내 성장 가능성을 지닌 기업일지 판단하기 위해서도 얼마나 "스타트업다운 회사인지?"가 중요할 수 있습니다.
- 내가 창업자라면, 위와 같은 이해관계자들이 스타트업을 보는 시각이 위와 같은 만큼, 우리 회사와 비즈니스 자체를 객관적으로 검증해보고, 창업자 스스로의 초심이라 할 수 있는 기업가정신에 얼마나 충실한지 되돌아볼 기준으로 얼마나 "스타트업다운 회사인지?"를 스스로에게 항상 되물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스타트업은 만능도 정답도 아닌, 하나의 선택 가능한 방향입니다. 자칫 스타트업이란 이름의 환상이 수식어처럼 돌아다니는 모습들을 자주 봅니다. 공공 지원 역시 같은 사업에 '스타트업'이란 이름을 붙여 브랜딩하기도 하고, 창업가들이 스타트업 특성과 맞지 않는 창업아이템을 두고 스스로를 '스타트업'이라 포장하기도 합니다. 제가 다른 글에서 설명하겠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의 핵심인 혁신성은, 바꿔 설명하면 그에 상응하는 리스크가 동반되고, 시장 검증이 필요한 모델이나 아이템이 됩니다. 스타트업이란 특성이 항상 효과적일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스타트업이 아니더라도, 이미 상품성이 검증된 기성품 비즈니스 안에서 품질/가격/브랜드/서비스 등으로 경쟁우위를 다투는 훌륭한 중소기업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결코 수식어나 형용사가 될 수 없고, 일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은 흑과 백으로 나눌 수 있는 개념이 아니라, 단지 혁신성의 수준에 따라 어느 정도 기성 비즈니스에 가깝거나 / 어느 정도 혁신 비즈니스에 가깝다고 필요에 따라 판단하면 됩니다.
그럼에도 오늘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스타트업을 이해해야 하는 이유는 많습니다. 스타트업은 이미 지난 몇년간 우리 경제의 역동적인 혁신과 변화를 만들어낸 주역이 되었고 전세계에서도 희소했다는 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기업, 소위 유니콘도 이메 10여곳이 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회 각 분야에서 뛰어난 인재들이 유입되어 회사 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고속 성장의 요람이 되고 있고, 스타트업 출신들이 다른 분야로 흩어져 새로운 혁신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바야흐로 제2벤처붐이 일며 작년 국내 벤처투자는 역대 최대인 7조 6,802억원을 기록*하는 등 혁신성장의 중물 역시 그 규모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 출처 : 중소벤처기업부, 지난해 벤처투자 78% 증가한 7조 6802억원, 역대 최대, 2022. 1. 27.
4차 산업혁명이 견인한 디지털 전환의 시대가 오며 모든 방면에 파괴적 변화를 만들고 있고, 여기서 자유로운 분야도 사람도 없습니다. 스타트업의 방식, 모델, 철학은 급변하는 환경에 대응을 위한 최선의 패러다임이고 이를 위한 다양한 기술과 방법론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오늘날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확산으로 대기업, 공공기관, 중견중소기업에 몸담고 있더라도, 어떤 방식과 형태든 스타트업과 협력/도입/투자 등의 상호작용을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스타트업의 핵심은 '사람' 그리고 이들의 인적자원개발(HRD)이기에, 스타트업에 대해 이해한다 함은 오늘날 변화무쌍한 시대상이 요구하는 핵심인재의 역량을 축적해감과 결이 같습니다.
아무쪼록 스타트업 생태계에 입문하는 분들이나 관련 영역에 종사하시는 분들께서 스타트업의 특성을 이해하고 여러 가지 판단의 기준을 세우시는데 참고가 되시길 바랍니다. 다음은 오픈이노베이션에 관한 글을 정리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