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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어 관리요령 - 바이어 신용조사 및 점검

수출기업화 실무

앞서 글, 바이어 관리요령 - 1대1 만남 이후 사후관리와 팔로업에서 첫 소개팅 이후 바이어에 대한 끈질긴 관리 방법에 대해 요령을 풀어보았다. 연애도 그렇듯, 소개팅 이후 서먹하다 흐지부지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싸우거나 상처받을 리스크도 없다. 하지만, 잘 되어간다면, 그 때부터 황홀한 연애의 순간순간과 함께, 각자 여러 상황에서 본 모습과 민낯들을 마주치며 리스크에도 노출되기 시작한다. 바이어와도, 서로 호감과 관심으로 신뢰 축적 프로세스를 시작하면, 이 필연적으로 노출될 신용 리스크에 대한 관리가 필요해진다.


이때는 서로 환하게 웃고 좋았겠지만... 정작 상대방이 믿을만한 파트너인지 이 단계에는 잘 모를 때가 많다.



1. 바이어 발굴에서 신뢰구축까지 절차


앞서 글에서 바이어와 1대1 상담 이후 단계적으로 바이어와 신뢰 구축 및 거래 발굴의 절차를 설명한 바 있다. 이 단계를 밟아갈 때 동시에 우리는 상대방의 신뢰도를 체크해나가야 한다. 사실 이는 지인의 평판과 같이, 단순히 조사 한번으로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며 다양한 정량적 자료, 정성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말 그대로 신뢰를 구축해가는 일이다. 그럼에도 대략적인 프레임은 아래와 같다 할 수 있다.


바이어 거래 제안/협의 단계별 신용 조사


바이어와 제안을 주고받는 단계에서 바이어의 실체 확인을 해나가다, 계약 검토-성사단계 전에는 신용 조사를 필히 하자. 첫 단계에서는 주로 바이어의 자기 소개를 통한 업력, 인상 등과, 회사의 이력 및 주요 거래처 등을 훑어보고 느껴지는 정성적 판단에서 시작하여, 제3자나 소개처가 있을 경우 이를 통한 평판 조회 등을 통해 바이어의 실체 확인에서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는 얕게는 말 그대로 사기꾼이나 유령회사 여부부터, 장기적인 파트너로 신뢰할만한지 캐릭터와 업력 평가 등을 함께 하게 된다. 소위 관상 보는 단계라 할 수 있고, 기본적으로 사기꾼 수준의 허수들을 걸러내는 단계라 볼 수 있다.


“중소기업, 바이어 명의도용 무역 사기 주의하세요”(뉴시스, 2019)

무역사기, 예방이 최선… ‘징후’를 알아두자 (한국무역신문, 2019)

알아두면 쓸모 있는 무역사기 사례들 (무역협회, 2021)

위 여러 링크들에서 볼 수 있듯이, 사기 유형도 다양하고, 이를 밝혀낼 수 있는 팁들도 다양하다. 위 링크들에는 사기 유형과 방어 팁들도 함께 열거되어 있고, 기본적으로, 우리가 직접 홈페이지, 연락 오는 메일주소 등만 꼼꼼히 살펴보다보면 노골적인 사기 징후는 어느 정도는 잡아낼 수 있다.


다만 첫 단계에서부터 만나는 여러 잠재 바이어 후보마다 별도의 신용조사 등을 수행하면 비용, 시간, 노력을 불필요하게 많이 투입하게 된다. 첫 단계에서 협의해가며 접근 가능한 정보를 통해 해당 바이어를 정성적으로 판단해가며, 팔로업이 이어져 실제 거래 조건 협의가 좁혀져 가고 계약 검토 단계에 이르게 되면, 신용 조사 기간을 감안하여, 조사를 해봄이 가장 효율적이다.


구분해본다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재무 정보 등 정량적 신용조사, 그리고 사실 뭐라 딱 떨어지지 않지만 어찌 보면 긴 호흡에서 가장 중요한 정성적 신용조사가 있겠다. 여기서 둘 중 어느 하나만으로 충분하진 않다. 정성적 조사를 꾸준히 해가며 상대방 바이어의 실체를 내 마음속에 그려나가고, 중요한 타이밍에 정량적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판단하며 진도를 빼야 한다.


좋은 바이어다 아니다는, 리트머스시험지처럼 흑백이 분명히 나뉘지 않는다.
믿을 수 있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지 사이의 그라데이션 중 어느 수준과 같다.


"너 나 몇 %나 믿냐?" 

"51%"

"뭐?..."

"51%면 사실 100%나 마찬가지야~"

            - 영화 '넘버3'에서, 한석규 왈


정량적 신용조사는 사기꾼을 걸러내고, 일정 수준의 잠재 바이어들에 대한 평가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결국 몇 점일지 모를 내 파트너 1명을 발굴해내는데는 정성적 조사, 즉 내 직감과 판단이 최우선이 될 수밖에 없다.


다수 잠재바이어 속에서 나와 맞는 파트너를 개발해내는 퍼널 모형(진형석, 2023)


위 프레임을 보시면, 바이어 한 명과 거래를 턴다는 것은 일회성 만남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쉽 구축이란 점을 알 수 있다. 바이어 발굴과 수출 거래선 개척의 모든 의미는 위 퍼널 프레임으로 요약, 설명된다. 무역은 결코 한 탕 장사가 될 수 없으며, 결국 어느 국가와 시장을 내 제품으로 개척하여 꾸준히 지속가능한 판매 구조를 구축하는 여정이고, 바이어는 그 국가를 책임지고 그와 같은 여정을 함께 하는 동업자로 생각하며 그에걸맞는 사람을 발굴하고 개발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바이어 신용은 해당 회사의 신용이기도 하지만, 채널이 되는 Key Man, 그 사람의 신용이기도 하다.


2. 바이어 신용조사 방법과 팁


이론적이고 기본이 되는 이야기는 위와 같이 정리하고, 이제 진짜 바이어 감별을 위한 유료 서비스들을 정리해보겠다. 일단 초보기업 입장에서 언제 유효바이어가 나타날지도 모르고 망망대해에 입질하고 있는 입장에서, 갑작스레 잘 모르는 바이어에게서 오퍼가 들어오면 "이거 어떻게 하면 돼요?" 라고 문의하기 일쑤이다.


앞서와 같이, 인터넷을 통해 홈페이지, 주소, 연락처, 기타 여러 체크 가능사항 정도를 체크해보고, 온라인 상담 등을 통해 대략적인 "관상"을 본 뒤, 비용을 들여서라도, 이 바이어의 신용도를 체크해봐야겠다, 마음 먹는 단계가 되면, 아무래도 비용과 시간이 모두 아깝기 마련이다. 신용조사는 제일 저렴한 무역보험공사의 서비스도 1개사당 33,000원부터 시작하여 민간 전문기관의 상세 서비스는 30~40만원대까지 이르고, 조사기간 역시 2주부터 급행의 경우에도 3~4일은 걸리는 등 들쑥날쑥하다. 미국 같이 신용정보가 잘 정리된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국일 경우 신용조사 output의 편차도 매우 커진다.


한국무역협회의 회원사로 연회비(15만원) 완납사(우리 회사가 회원사인가? 궁금하면 여길 눌러 검색해보자)라면 최소 50만원 이상 상당의 무협 회원바우처(이하 KITA바우처)를 활용할 수 있다. 뭔지 궁금하면 옆의 링크들을 눌러보자. 쉽게 얘기해, 연회비 15만원 내고 50만원 상당의 아래와 같은 여러 서비스를 골라 쓸 수 있는 치트키라 할 수 있다. (무협 직원인 필자도 아직껏 이해하기 어려운 신기한 시스템이다...)

  * 자부담은 10% 수준이며... KITA 예산 소진 전까지이므로 하반기부터는 선착순인 셈이다.

KITA회원사 전용 수출바우처에서 쓸 수 있는 11가지 메뉴들이다. 이중 바이어 신용조사가 있다!


무역하는 분들은 거의 대부분 무협 회원사이기에, 이 있는듯 없는듯한 바우처를 놀리고 있다가, 막상 바이어 신용조사가 필요한 때가 오면, 늦지 않게 신청하여 활용하면 가장 유용하다. 해외바이어 신용조사야 여러 기관들이 제공하고 있기에, 여기서는, 위 KITA바우처로 사용 가능한 세군데 회사를 간략히 소개하겠다.


(1) 한국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 서비스

이쪽 방면으로 가장 많이 들어보셨을 공공기관, 한국무역보험공사(약칭 K-SURE)의 서비스로, 해외지사 및 각국 신용조사기관과 연계하여 바이어의 기본정보, 재무정보 등 조사 실시 후 의뢰인에게 신용조사 보고서를 제공한다.

< 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 진행 절차 >

조사결과 보고서는 요약, 또는 Full보고서로 제공받을 수 있는데, 요약본 샘플은 좀 직관적이고, 기업 개요, 재무 정보, 신용 정보 등이 포함되어 있다. 

- 샘플 보기 클릭

<무역보험공사 요약보고서 샘플 일부 페이지>

대략 위와 같은 느낌? 꼭 봐야할 정보 정도가 요약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Full 보고서는 여러 해외 현지 소스별로 다양한 샘플들이 영어 원문으로 제공된다. 궁금하신 분은 링크 클릭 후 신용조사 보고서 종류 → Full 리포트 샘플보기 클릭해보시면 된다.


<무역보험공사 국외기업 신용조사서비스 비용>


비용은 타 기관 대비 훨씬 저렴한 편이다. 다만 단점이라면 기간이 2~3주 오래 걸리고, 디테일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공공기관과 민간기관의 서비스 제공상 장단점이 교차한다. 


(2) NICE D&B 해외신용조사서비스 등


기업정보 보유량 3.2억개, 시장점유율 세계 1위, 240개국 네트워크, 세계 최초(1841년 설립) 기업정보 기관으로 시작했다는 D&B의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6개월 이내 업데이트된 기업정보를 바탕으로 해외 표준 기업식별코드인 DUNS Number에 기반하여 전세계 동일한 등급체제로 비교한다는 장점이 있다. 

- 샘플 보기 클릭

<나이스 D&B 신용조사보고서 샘플 페이지>

가격대는 당연히 매우 비싸다. 다만 위 샘플과 같은 다양하고 업데이트된 정보를 다루고, 무엇보다 기간이 빠르면 7일~12일 이내에 나온다. 아래 표를 보면 상세히 볼 수 있다. 자세한 문의는 문의처로 : 02-2122-2515

<나이스 D&B 신용조사보고서 수수료 비교>


함께 KITA 바우처 대상기관인 한국기업데이터의 경우는 아래 링크에서 볼 수 있다. 

 http://www.kedkorea.com/si/SICRS13R0.do 

 - 문의처 : 02-3215-2323 / info@kedkorea.com / 수수료는 22~35만원 수준


그렇게 비교해보면, 공공기관인 K-SURE와, 민간기관인 NICE D&B 등의 가성비/품질면에서의 비교우위를 각각 볼 수 있다. 대체로 초보기업이라면 K-SURE를 활용할테고, 어느 정도 안정된 무역거래를 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확장해가는 중견기업이라면 민간기관 데이터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 바이어의 신용조사에 대해 이론적이고 근본적인 이야기와, 무협 바우처를 활용해 사실상 무료로 주요한 바이어 대상 신용조사를 할 수 있는 채널과 장단점 비교를 해보았다. 신용조사는 최소한의 안전장치이며, 이를 바탕으로 무역인의 직감과 경험, 관상을 통해 좁힌 후보 바이어들과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신뢰 축적의 과정을 이어가는 것, 이것이 진짜 신용 관리이다. 아무쪼록 초보 무역꿈나무들이, 이 긴 호흡을 이해하고 끈기와 꾸준함을 무기로 평생의 동반자와 같은 전략적 바이어 발굴에 성공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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