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느리게 걷는다.
요즘 나는 더 느리게 걷고, 더 유심히 살핀다. 눈을 감고 햇살을 느끼고, 봄내음을 맡고 눈길이 가는 곳에 오래 머문다. 10년째 살고 있는 이 동네가 어느 여행지보다 더 신비롭게 느껴지는 경험을 하고 있다.
AI가 몇 초 만에 만들어주는 지브리스타일도 놀랍지만 매일매일 일상 속에는 살아있는 신비가 가득하다.
어제는 벚꽃나무를 살피다가, 몸통 여기저기 빼죽 튀어나온 벚꽃들에 웃음이 터졌다. ‘도대체 왜 여기 털이 나는 거야’ 싶은 느낌이랄까. 순간, “꽃은 이렇게 피는구나” 싶었다.
웃음이 터지는 걸 막을 수 없는 것처럼, 눈물이 흐르는 걸 참을 수 없는 것처럼 핀다. 누구에게 예뻐 보이려고 피는 게 아니라 그냥, 살아있으니 오늘의 내가 세상에 고개를 내미는 거다.
그게 그렇게 예쁘고 소중한 거다.
전정한 humen being의 시대(나는 AI의 시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건 목적이 아니니까), 삶을 만나고 느끼고 경험하고 자신의 답을 발견하고 피워내는 활동을 더 잘하려고 나는 그렇게 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