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reation)와 C(Copy)사이

-창조할 것인가, 베낄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by Woowa



날개가 되어주거나, 날개를 부러뜨리거나


내가 처음으로 글 도둑을 맞은 건 대학생 때였다.


도둑을 맞았지만 도둑맞은 줄도 몰랐다. 친구가 술김에 털어놓기 전까지는.

문학이라는 공동 관심사로 마음이 통했던 우리는 서로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작품을 보여주었고, 친구는 내가 밤을 지새우며 치열하게 고민하여 완성했던 작품으로 모 공모전에서 상을 받았다.


그 친구는 내게 사실을 후련하게 털어놓은 뒤 마음이 가벼워졌을까?

상금으로 술을 사면서 이 정도 했으면 됐지, 만족했을까?


나는 친구에게 화를 냈다.

연락도 끊었다.

무언가를 더 하고 싶었지만, 무얼 하면 좋을지, 무얼 할 수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저 화를 내고, 끓어오르는 마음을 홀로 삭히는 것 외에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머릿속에 켜져 있던 별빛 하나가 꺼진 듯했고, 세상이 조금 더 어둡게 느껴졌다.


저작권은 창작자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호하고, 그것을 무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제도다.

이 일을 계기로 나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좀 더 가깝게 경험하게 됐다.

고가의 물건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듯,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훔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그러나 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나 경각심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것도.


“네 글을 함부로 보여주지 마. 친구라도 믿으면 안 돼. 이런 건 대놓고 훔쳐도 증명하기가 쉽지 않아.”


결과는 이미 눈앞에 펼쳐져 있었고, 주위에서는 나의 안일함과 부주의함을 안타까워했다.

나는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시대가 바뀌었다.


나의 콘텐츠를, 나의 이야기를 더 이상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꼭꼭 숨겨 두던 시대는 끝이 났다.


가히 혁명이라고 불릴 정도로 인터넷과 스마트폰, 컴퓨터 등 디지털 기술이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창작자의 콘텐츠가 쉽게 복제되고 유통되는 시대가 됐다.


수많은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고유한 콘텐츠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쏟아냈다.

크리에이터는 자신의 콘텐츠로 보다 쉽게 소통할 수 있는 통로와 매체를 갖게 되었고,

독자들은 콘텐츠에 공감하고 환호할수록 각종 네트워크에 실어날랐다.

자신만의 방에서 홀로 고독하게 창작물을 잉태하던 작가들은 골방에서 나와

독자와의 교감을 통해 또다른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창작과 소비의 선순환이 서로의 날개가 되어
전세계가 열광하는 K콘텐츠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까?



숨기는 것이 아닌 공유하고 전파하는 시대.

이런 디지털 시대에 창작자들은 저작권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하늘 아래 새것은 없다고, 흔히들 창조는 모방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A라는 작품이 있다고 하자.

이 특별한 작품을 본 B는 작품과 교감한 후 영감을 받아 창작자의 고통과 실패,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롯이 자신만의 시선이 담긴 또다른 놀라운 작품을 탄생시킨다.

한편, 이 작품을 본 C는 욕심에 눈이 멀어 그대로 베낀 후, 자신의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 공개한다.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하면서.



당신은 어느 쪽인가?


당신은 창조(Creation)를 할 수도 있고, 베낄 수도(Copy) 있다.


혹은 당신은 A작품의 출처를 명확하게 표기하여, 창작자의 이름을 다른 이용자들에게 소개하는 특별한 시선을 가진 자신만의 콘텐츠를 확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선택이 부디 하늘을 향해 한점 부끄러움 없이 신나게 날아오를 수 있는 당신의 날개가 되어주길 바란다.

잠시 잠깐 상승하다가 결국엔 추락하는 날개가 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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