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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도 Apr 10. 2019

네팔이 그리울 땐 마살라 티

Masala tea, Tokia Himalayan tea


  네팔 이야기를 할 땐 마살라를 빼놓고 얘기할 순 없다. 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그 냄새가 나는 걸!


  여행자 거리로 유명한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의 타멜 지구에는 신에게 기도를 드릴 때 쓰는 향냄새와 비포장도로의 흙먼지 내음, 그리고 어디서 왔는지 모를 마살라 냄새가 거리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한국에 돌아오기 전, 지인들 선물을 사기 위해 네팔의 이마트 격인 바트바트니에 들렀다. 그때 이 곳이 그리워질 언젠가를 대비해 사온 토키아 마살라 티. 일이다 과제다 바쁘게 살다 보면 가끔 네팔에서의 여유로운 나날들이 생각날 때가 있다. 특히 포카라에서 자주 갔던 작은 카페, 조용한 페와 호수를 바라보며 마시던 짜이 티 한 잔이 그리울 때엔 마살라 티 진하게 우린 것과 우유를 냄비에 넣고 바글바글 끓여 마셨다.


  물론 네팔에서 마시던 맛에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향수를 달래기엔 충분했다.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팔던 짜이


  얼마 전, 포카라에 KFC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색깔이 매력적이던 동네에 점점 자본주의가 스며들고 있다는 사실이 나를 슬프게 했다. 가난한 동네에 많은 자본을 들여 새로운 문물을 도입해 주겠다는데 마다할 사람이 누가 있겠냐만, 그 방향이 과연 옳은 걸까. 자신들만의 독특한 색을 가지고 있던 나라들이 대기업을 받아들이며 점차 상업화가 된 선례가 있기에 예전의 포카라를 추억하는 나로서는 그저 아쉬울 뿐이다.


  어떤 것이 옳다 그르다 쉽게 말할 순 없겠지만 그곳이 조금만 천천히 발전해줬으면 하고 작은 욕심을 부려본다. 내가 사랑한 포카라, 다음번에 갈 때까지 날 첫눈에 반하게 했던 그 분위기와 색깔이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 자신이 가진 그 사랑스러운 매력을 잊지 않고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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