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처음 보는 꼬마친구가 인사를 해주셨다. 갑작스레 받은 낯선 인사에 조금 놀랐지만 나도 꾸벅 인사를 했다. 덩달아 당황하신 아버님과 눈이 마주치고 셋이 서로 하하 웃고 지나오는 길에 아주 희귀하고 기분 좋은 경험을 했다고 느꼈다. 이미 세상에서 사라졌다고 믿었던 낯선 이에 대한 신뢰감이나 연대 형성에 대한 의지의 씨앗을 마주한 기분이 들어서다. 그건 아주 여리고 약해서 언제라도 사그라들 수 있었다.
다음번에 저런 경험을 또 마주한다면 그 온기를 지켜줄 수 있는 어른이 될 수 있었으면 하고 스스로 바랐다. 제 따뜻한 불씨를 나눠준 꼬마친구가 자꾸 생각이 난다. 부디 그 마음을 보물처럼 아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