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드러남으로서의 사진
나는 세계를 ‘발견’하지 않는다.
세계가 스스로 나에게 다가올 때,
나는 다만 그 현전의 순간을 증언할 뿐이다.
사물은 침묵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빛은 그 위에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은 사라짐의 자리이자,
존재가 머물렀던 시간의 숨결이다.
사진은 나의 시선이 아니라,
세계가 한때 나를 스쳐간 드러남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