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Absence of Light
빛이 스러지며 어둠이 찾아온다.
본디 어둠은 실체가 없다.
그것은 실재의 부재가 만들어낸, 하나의 유령이다.
해가 저문 도시의 거리에는
색색의 네온사인과 조명이 번쩍이며,
낮 동안 감추어져 있던 도시의 민낯을 드러낸다.
밤의 도시는 이미지를 대신한다.
이미지는 진실을 숨기면서도, 동시에 드러낸다.
닿을 수 없는 진실에 대한 공허를
도시의 환상으로 채워넣는다.
에덴에서 쫓겨난 카인은
빛에 대한 갈증을 환상으로 바꾸었다.
도시는 그 갈증의 유산이며,
채워지지 않는 욕망이 빚어낸
빛의 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