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 전 청춘의 어느날
그 때 나는 구도자였다.
어떤 믿음도, 어떤 길도 확실하지 않았다.
십자가 대신 카메라를 메고,
빛을 좇아 매일 낯선 거리로 떠돌았다.
그곳에서 만난 얼굴과 풍경들은
기도이자 고백이었고,
내 방황의 기록이었다.
사라진 서점은 내게 또 다른 교실이었다.
남 몰래 훔쳐본 도록 속에서
빛을 가다듬고, 색을 끓여내고, 톤을 눌러내며
끝없이 머릿속 구도를 그렸다.
눈을 감은 채 셔터를 눌러댔고,
어둠 속에서만 존재하는
나만의 필름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Photographed between 2004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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