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s of Sense
너풀거리던 눈발은 금세 폭설로 굳어졌고
옛날 노래를 흥얼거리며 한껏 기대했던
낭만은 순식간에 걱정의 무게로 바뀌었다.
나는 도로 위에 고립된 채
세 시간 가까이 혼자 남아 있었다.
와이퍼는 눈 내리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고,
지루함과 밀려오는 짜증들은
음악을 켜고 끄는 일로 겨우 덮었다.
유튜브 영상들조차 이 기다림을 헤칠 힘은 없어 보였다.
답답함에 창문을 조금 열자
차가운 바람이 눈발을 끌고 들어와
손등과 얼굴 위에 얹혀 정신을 깨웠다.
아침의 하늘은 아주 차가운 푸른색을 띠었다.
여전히 길은 막혀 있었고,
드문드문 들려오는 바퀴 소리만이
얼어붙은 출근길의 적막을 깨웠다.
사무실로 향하는 길의
주인을 기다리는 재봉틀,
얼어버린 꽃잎 위로 내리는 희미한 빛,
엄마의 뒤를 따라 달려가는 아이의 뜀걸음,
깊게 드리운 그림자 사이로
도시의 얼굴을 마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