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마코스의 시선

Father's Footsteps

by 레드 피터


무겁고 띵한 아침 두통을 달고

짐짝처럼 카메라를 들고 길을 나섰다.

강하게 내려꽂히는 태양과 달리

겨울 바람은 몸을 움츠리게 했다.


호기심으로 시작했던 모험은

이내 흥분을 잃고,

무엇을 향한 걸음인지 알 수 없는 채

보폭만 넓혀 달아났다.


나는 이정표들을 찍으며

내가 서 있는 좌표를 확인했다.

스쳐 지나가는 유령들의 그림자는

내 발걸음의 미래처럼

어둡고 무거웠다.


한달음에 도착한 이곳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자리일 거라 믿었지만

다다라 보니

그림자만 길게 드리운

허상의 골짜기였다.


눈먼 유령들과

닿을 수 없는 실재가 떠도는 이곳에서

나는 빠져나갈 문을 찾아야 했다.

그러나 남은 것은

길을 잃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채

계속 걸어야 한다는 감각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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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충분히 밝았지만,

...

나는 찾을수도 도착할 수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