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the Door
바쁜 일상과 궂은 날씨 속에서
나는 종종 사무실과 차 안에 갇혀 지낸다.
물에 젖은 길 위의 난반사는
날이 갈수록 흐릿해지는 고도난시와 겹쳐지고,
길을 찾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음악을 틀어두거나,
공중으로 흩어지는 설교들을 흘려보내며
카메라 셔터를 몇 번 튕겨보는 사이
시간은 별다른 사건 없이 흘러간다.
창문 너머로 행인들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이 마음에 차오르면
나 역시 그 리듬에 감염된 듯
쓸데없이 분주해진다.
갇힌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은
도로도, 보기 좋은 관광지도 아니었다.
구석지고 후미진 남의 사무실 한켠,
며칠마다 바뀌는 동네 팝업스토어의
임시 구조물들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나는 어느새 한 걸음 밖으로 나와 있다.
사진을 찍는 일은 매력적이다.
그것은 길을 찾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미리 정리해 둔 미궁 같은 세계를
프레임 속에서 칼로 조각내듯 잘라내고,
다시 조합하며 나만의 동선을 만든다.
세계에서 분리된 이 공간은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게 하고,
현실에 잠식된 영혼이 빠져나올 수 있는
세 번째 문을 잠시 열어 둔다.
비현실처럼 느껴지는 이 세계에서
현실을 바라보는 사진가의 눈은,
숨겨진 실재를 찾아
숨 쉴 구멍을 하나 내는 일에 가깝다.
아버지를 찾아 헤매는 텔레마코스의 시선처럼,
나를 구원할 문을 찾아
나는 다시 거리 위를 걷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