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중간에서

Ulysses, an ordinary day

by 레드 피터


의미 없어 보이는 하루를 밀어내기 위해서

오늘도 고속도로를 탄다.

어디쯤 가고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속도는 있었지만

문득 방향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유리 너머로 사람들이 서 있었다.

웃고 있었는지,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고개를 숙였고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닥으로 내려갔다.


걸을 때마다 발걸음이 조금씩 흔들렸다.

어디선가 음악과 소음이 울렸다.

그 소리가 나를 부르는 것 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시간은 그 사이를 그냥 지나갔다.


돌아갈 수 있을까,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굳이 돌아가야 할 이유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망은 많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지나간 뒤에야 거기 있었다는 걸 알게 되는

무언가에 가까웠다.


작은 장소들을 지나왔다.

섬 같기도 했고 그냥 막힌 공간 같기도 했다.

적막감 위에 새들이 앉아 있었다.

나는 그걸 올려다보지 않았다.


막다른 곳에 닿았다고 느낄 때 쯤

몸에 힘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래서 방향을 바꾸었다.


다시 걷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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