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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mi Aug 16. 2019

미술치료일지: 흐름 따라잡기 - 후기

후기 행동관찰, 치료사평가 작성 Tip

종합적 평가와 향후 방향 논의



미술치료프로그램 후기는 퍼즐맞추기 마지막단계이자 행동관찰정보의 갈무리 단계이다



회기가 후기에 이르게 되면 대상자들은 안정적으로 조성된 환경안에서 편안하고 자유롭게 자기표출 작업을 경험하고, 치료사나 집단원과의 상호관계도 유대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많이 관찰된다. 이것은 치료사와 대상자간의 역동적 교류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회기 전체 목표가 긍정적으로 달성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이전에 언급했듯이 변화라는 것은 향상, 상승만 있는 것이 아니다. 퇴보하거나 감소되는 경향 또한 변화이다. 이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평가할 것은 아니다. 사람마다 변화하는 단계의 구간이 천차만별로 다를 것이고, 실력있는 치료사라도 모든 대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치료사마다 가치관을 기반으로 한 접근방식에 거부감을 가지거나 끝까지 방어적인 태도를 가진 대상자도 있을 수 있고, 인간 대 인간으로 상호호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그 누구의 탓이 아니기에 내적, 외적 귀인을 할 필요도 없다. 그저 정확하게 사실적 상황만을 파악하면 되는 것이다.

흐름 따라잡기 초기, 중기의 예시에서 12회기를 전체회기로 설정했을 때, 후기는 보통 9~10회기 이후를 일컫는다. 후기는 그 동안 진행했던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는 단계로 전체목표에 확고히 다다를 수 있도록 돕는 마무리 과정이다. 그래서 보통 프로그램을 큰 얼개로 구성할 때 후반부에는 달성하고자 했던 최종목표들이 회기목표로 세분화되어 포진하는 경우가 많다. 이 부분은 이후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법과 염두해야 할 점에 대한 글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다.

우리는 중기까지 대상자를 관찰하고 개입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전략을 세운 후 적용, 피드백 후 점검하는 과정을 반복적으로 진행해 왔을 것이다. 마지막회기 이전까지는 회기마다 주요이슈를 보였던 대상자나 상황, 프로그램 주제 적합성 등에 초점을 두었다면, 후기에서도 이런 과정은 동일하게 적용하고 최종회기에서 총체적인 평가를 실시한다. 사전면담이나 회기 초반 시, 전달받았던 대상자의 주호소문제들이 해결되었는지, 초반과 비교해 작품, 행동 등에서 어떠한 변화를 보였고, 이후로 어떤 개입이 필요한 지등 향후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평가, 작성한다. 또한 객관성을 이유로 배제해왔던 대상자들의 개인정보 사항을 함께 적용해 기입한다. 전체를 총망라하고 평가하는 만큼 그동안 쌓여온 정보들을 조합해 대상자의 현재상태를 파악하는 통찰력과 치료사의 고찰 또한 중요하다. 




집단미술치료시 최종회기에서 개인별 코멘트와 종합평가가 모두 이루어져야 한다.



12회기까지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면 12회기 일지 치료사의 개입 및 평가를 쓸 때, 

먼저 해당 회기에 대한 회기 목표 달성 및 반응을 작성한다. 이어 개인분석과 집단상호작용은 한 회기가 아닌 12회기에 걸친 관찰내용들을 바탕으로 기술하며, 이 때 개인분석은 사전면담 시 전달받은 대상자의 사전정보와 주호소 문제들을 다시 살핀 후 초반과 비교해 이 부분들이 해결, 완수되었는지 평가해 나간다. 이후 최종 자기점검 및 소감은 프로그램 전체 목표 달성 여부, 프로그램 적용의 긍정적, 부정적 견해 및 발전방향, 기관 및 대상자의 총체적 특성들을 총망라해 생각,정리해 본다. 이 때 기관에 제출해야 한다면 자기점검 및 소감부분에서 프로그램 목표 달성 여부를 제외한 다른 항목들은 치료사 개인 연구 일지에 따로 작성해 데이터화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마지막 회기를 끝낸 후의 최종일지내용 예시를 살펴보도록 하자.



최종회기 일지 예시


(예시글은 모두 가상으로 작성된 내용입니다.)


집단 전체 목표: 건강한 자기표현, 또래관계 향상

집단 대상자: 만 10세 남녀 아동 6명

최종회기 프로그램: 희망나무, 회기목표: 또래관계 증진, 건강한 자기욕구 표현


ex) 해당 회기 목표 달성 및 반응에 대한 전체 평가

색지에 자신이 좋아하는 열매 모양을 그리고 평소 원하는 욕구들을 적어 친구들과 함께 나무를 꾸며보는 활동으로 대부분의 아동들은 모두 4~5가지 이상의 열매를 달기 위해 몰입함. 이와 함께 마지막 회기에 대한 아쉬움을 치료사에게 전달하거나 이후에도 함께 활동하길 원하는 소망을 직접적으로 표현함. 이 과정에서 아동들은 열매를 붙이기 위한 위치를 의논하고 의견을 조율하며 평화적인 방법을 모색해 나감. 반면 아동 C는 주제에 집중하지 않은 채 회기 시간내내 교실 주변을 배회하거나 다른 집단원이 창작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등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종료 10분전 열매 한개에 여러개의 소원을 적은 후 친구들의 도움으로 나무 빈 자리에 붙이며 마무리함. 아동들 모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표현해나가는 자기표현이 능동적이었으며, 협업으로 작품을 완성해나가는 과정 또한 주체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방식으로 또래관계 증진을 보임.

→ 해당 회기 목표 달성 및 반응에 대한 평가 위주로 작성   


개인분석(Sample A)

A는 1~3회기 초반까지 미술이나 그림, 싫어하는 매체에 대한 부정반응을 보임. 4회기 신문지를 찢고 날리며 감정발산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진 이후 미술에 대한 경계심과 편견이 다소 완화되었으며, 그 뒤로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활동에 큰 관심을 나타냄. 또래와의 관계는 초반 치료사와의 소통외에 관찰되지 않았으나 7회기 이후부터 옆자리 D와 장난이나 일상대화 등을 통해 점차 가까워짐. 마지막 회기 활동에서는 주도적으로 집단원들의 의견을 물으며 열매 자리배치를 상의하고 이끌어나가는 모습이 관찰됨. 다만 활동에 대한 집중력이 다소 짧은 편으로 12회기 전반적으로 회기 중반 이후 작업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 이에 대한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  

→ 대상자 개인별로 첫회기부터 마지막회기까지 관찰된 변화양상을 시간흐름에 따라 작성한다. 이때 전체목표의 개인 달성 여부, 개인성향의 변화, 향후 개입방안 등을 언급한다. 


집단상호작용

기존 친분관계가 일정부분 형성된 그룹으로 집단상호작용은 빠르게 이루어졌으나, 공통점이 적은 아동(다른 학교, 다른 동네 등)의 경우 집단에 융화되는데 2달여 이상 소요됨. 특히, C의 경우는 낯을 많이 가리는 성향으로 프로그램 주제에 따라 활동 참여 적극성에 기복을 보임. 전체 목표인 또래관계 향상으로 의견 나누기, 나누어 쓰기, 친구에게 양보하기 등으로 확인된 전반적인 집단상호작용은 긍정적으로 증진되었으나, 아동 개별적으로는 서로 다른 집단 속 적응변화를 보임. 

→ 집단의 전체적인 분위기 변화 양상을 기록하고, 어떤 점에서 구체적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기준행동을 함께 명시해준다. 


자기점검 및 소감

아동들과의 빠른 친밀감 형성, 지지와 격려의 자세, 안전한 환경마련으로 각 회기마다의 소목표를 단계적으로 이루어나갈 수 있었음. 특히, 내성적이고 표현이 소극적인 아동들에게서 큰 변화행동이 관찰되어 치료사로서의 강점과 해당 성향아동들과의 상생도를 확인할 수 있었음. 다만 중기 이후 발생했던 아동의 돌발행동에 대한 대처가 미흡해 해당 아동의 적극적 참여를 이루어내지 못함. 이후에는 아동이 스스로 감정을 다스릴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하고 개인면담을 통해 아쉬웠던 점 등의 내면을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  

→ 자기 점검 및 소감을 통해 치료사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타계해 나갈 것인지 해결 방법도 함께 제시해 본다. 




일지를 작성하는 모든 과정에서 주치료사와 보조치료사간의 유기적인 피드백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미술치료일지 흐름따라잡기를 초기, 중기, 후기에 나누어 살펴보았다. 공통적으로 대상자의 현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 변화맥락의 측면에서 초기에는 사실적 관찰, 중기에는 성향파악과 개입전략 도출 적용, 후기에는 종합적 평가와 통찰을 통한 향후방안 제시로 볼 수 있다. 이렇게 일지를 작성해나가는 과정은 이전에 언급했듯이 주치료사와 보조치료사간의 긴밀하고 유기적 피드백과정이 중요함을 설명했다. 예시로 든 것은 12회기, 3개월간의 길지않은 여정이지만 대상자에 따라서 1년 이상의 장회기, 6회기 이하의 단회기로 진행될 수도 있기에 전체적 맥락을 파악하고 있다면 어떤 프로그램을 진행하더라도 일지를 작성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긴 호흡을 가지고 가는 치료라면 치료사가 적당하다고 판단되는 일정기간을 정해(분기별, 학기별 등) 초반에는 초-중-후기, 그 이후로는 중-후기에 따른 평가를 반복해 나가도 좋다. 짧은 회기라면 평가나 분석보다는 사전 자료를 중심으로 현 상황에서 대상자의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개입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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