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안간 디자이너.
같은 점이 많은 대표님을 한 분 알고 있다.
분야나 다양한 면에서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많지만,
'동경하는 사람이 가질 수 있는 착각'일 수 있다.
내가 말하는 대표님은 SWNA의 이석우 대표님이다.
군대를 안갔다. 피해갔다는게 맞는 것인지,
운이 좋다는 것이 맞는 표현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노력해서 뺏다는 표현이 맞는 표현인지.
우리는 군대를 가지 않았다.
당시의 학위나 학과 제한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전문연구요원으로 중소기업에 취업해
얼마전 병역을 마치고 전역했다.
(전역은 병무청에서도 통보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니, 너무 아니꼽게 보지는 말자.)
내 제대로된 UXUI 업무는 2020년 7월 입사와 함께 시작되었다.
물론 2015년 인턴시절부터 이미 웹디자인과 상세페이지, 반응형웹디자인은 계속해왔다.
다만, 그때 담당 업무의 명칭이 UXUI가 아닐 시절이었다. 그때 UXUI라는 단어는
한국에서 사용하지 않는 상태였다. 물론, 한국 시각디자인 씬에서 UX란 단어를 안썼던 시기이며
제품, 산업디자인에만 기본요소로 포함되었다. 하지만, SW 혹은 디지털프로덕트로 불리는 제품들이
많이 사용되고 중요해지면서 산업디자인이나 HW 제품에 해당되는 개념이 시각에 확장되었다고 판단된다.
그렇다할 정의가 없으니 방금 정의한 것인데, 심리학, 인문학, 인지심리학 등 다양한 일반개념이
디자인에 확장된 것과 같은 것이라 생각하며, 산업디자인에서는 이미 너무 당연한 개념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웹디자인, 모바일웹디자인을 하며, 패션잡화, 가구, 제품 등 딱딱한 제품들도 함께 디자인했다.
그렇게 대학원에서 2020년 박사 나부랭이 생활을 하고 있을 때, 졸업하고 타 대학원에서 박사를 하고있는 형,
착하고 유능하고 멋진 형에게서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정보를 듣고 나름 3주라는 시간 동안
밤을 새워가며 포트폴리오를 준비했고, 한 곳에 지원했고 바로 합격했다.
"운이 좋았다." 나는 지금도 이 회사에 다니고 있지만, 나와 디자인 스타일이 너무 안맞고 나를 왜 뽑았는지
이해를 못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말이다. 아무튼 '디자인 짬' 덕분에 스타일은 내 스타일대로 완성되었고
그 완성도나 발상과정 정도를 본 듯 하다.
UX/UI 디자인, 기획, 인쇄물 디자인이라고 공고에 써있었다. 나머지는 모르겠고 UX에는 디지털제품과 일반제품이 모두 포함되었고, 기획을 하고 싶어서 지원했다.
대충 3개월쯤 지나니 프로베이션(인턴이라고 생각하자)이 끝났고, 첫 UXUI 작업이 시작되었다.
내가 판단한 내 사수이자 팀장은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했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에셋이나 아이덴티티를
적극 사용하길 원했다. 그렇게 하다보니, 디자인 안해본 티가 난다거나 못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왜 이 업계에서 제품이 귀여워야하는지 정말 아직도 이해는 안가지만, 자기 스타일에 맞췄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니 굉장히 불쾌했다. 물론, 일한 '짬'으로 그냥 한귀로 듣고 흘려 타격감을 완화했다. 이건 여러분도 마찬가지여야한다. 공감은 하겠지만, MZ는 일단 듣는 방법이나 사회생활에 약하다. 그런 사회생활을 경험하지 않았을 테니까. 하지만, 거기서 자신의 개념과 근거로 말해봤자 그냥 대화가 안된다고 할 뿐이다. 자신보다 경력이 높던 성과가 많았던 상관없다. 지금은 나보다 상사이니 그냥 "오늘도 지 논리를 펼치는 군. 내 회사 아니니까 그냥 맞춰줘야겠다."라는 마인드를 갖는다. 물론, 대충 일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욕을 들어가며 수정하다보니 결과물은 상사가 잡아놓은 시안을 조금 둥글린 정도이다. 그 작업 이후 들을 소리는 "이럴거면 내가 하지. 뭐가 다른거냐."라는 비아냥. 그렇게 첫 프로젝트를 끝냈고, 기획을 잘못한 탓에 상품은 단종을 앞두고 있다. 물론, 기획은 내가 하지 않았다.
그 후 홈페이지 작업들을 했고, 최대한 많은 피드백을 받고 하기 싫더라도 그것을 반영해서 과도하게 더 귀엽게 했다. 그렇게 1년이 지나니 내 디자인을 좋아했다. 나는 내 디자인을 싫어했고. 그 뒤에 내가 하는 디자인 업무에 딱히 관여하지 않았다. 다만, 기획 회의에서 그 얕고 좁은 시야로 크리틱을 받을 때마다 어이가 없고 스트레스를 받는 정도였다. 결국 돌아서 내 결과물로 갈 것을... 더 웃긴건 대표와 사수의 의견도 안맞는다. 대표에게 직접 크리틱 받고 수정하면 통과인데, 그걸 사수가 크리틱하고 수정요청하는 경우가 많고, 사수 말대로 할 때 수정의 횟수가 훨씬 많고 욕을 듣는다. 이게 아니라며... 그런 것들을 견디다보니 2년이 지나고 이제 이 "회사는 답이 없다."라고 판단하며 그냥 일한다.
이런 패턴의 회사이지만, UXUI에 대해 우습게 생각하거나 대충하지 않는다.
요즘 UX디자이너, 프로덕트디자이너라면 그냥 상식으로 외우고 그걸로 작업하면 된다.
그것은 바로 2개이다.
01. 머터리얼 디자인 https://m3.material.io
02. 애플 디벨로퍼 https://developer.apple.com/kr/
이 두 개가 정석이다.
안드로이드나 애플의 기본적인 머터리얼 정의가 포함되었고, 모든 UI기본은 요즘 여기서 시작이다.
시각디자인학과를 다니지는 못했지만, 산업디자인학과에서 배운 UI보다 훨씬 도움이 된다.
LG나 삼성의 과장급 디자이너들도 이정도 보고 툴 사용할 줄 안다면, 문제를 해결하고 생각하는 과정에
취업이 달려있다고 말할 정도이다.
이제 기본은 끝났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어떤 것을 어필하는 제품을 만들 것인가를 고민해보자.
말도 안되는 개념, 어디서 주워들은 방법론, 자신만의 근거. 이것들을 버렸다.
말도 안되는 개념이란, 남의 논문이나 제품 디벨롭 과정에서 가져온 개념들인데,
이것들이 과연 내가 진행하는 산업방향에 맞는지, 브랜드에 적합한지, 기능과 연계성이나 진짜 UI가 적합한지.
이런 개념없이 그저 가져다 쓴다면 '말도 안되는 개념이' 된다. 좋은 사례를 찾고 그것을 도입하는 것은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그 개념을 찾고 "좋아! 레퍼런스!"하고 바로 가져다 쓰면 돌이키기 힘든, 리스크가 엄청난 디자인 더미를 버려야하거나 매번 새롭게 다시 시작해야한다. 요즘 커뮤니티가 굉장하다. 활성화가 어느정도냐면 카카오톡 오픈채팅 1000명이 꽉찰 정도이다. 그런 오픈채팅이 내가 추천받은 것만 12개가 넘는다. 들어가서 직접 경험해보니, 자신의 한풀이가 가장 많고, 말도 안되는 자기 논리로 굉장히 근거있다는 듯 떠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물론, 그 유명한 오픈채팅방의 오너나 멘토들은 딱히 그에 대한 말이 없다. 책을 팔거나 강의를 팔때, 모임을 주도할 때에만 말이 있다. 그런 고급 정보나 좋은 실무자를 직접보고 강의를 듣고 정보를 얻기 위한 목적이라면 잠수회원으로 오픈채팅에 오래 남는 것도 좋다. 다만, 요즘은 유능한 분들이 클래스101이나 콜로소 등 다양한 강의 채널에서 강의를 팔고 있다. 때문에 굳이 유튜브나 오픈채팅에서 시간낭비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검증되지 않은 것들에 너무 맹신하고 자기 근거화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이다.
그렇니 기본기를 익혔다면, 정보를 가려서 얻어보자.
정보를 얻었다면 이제 맹점을 찾아보자.
'사용자의 편의성', '사용자인터페이스를 좀 더 편하게' 이게 맹점일까?
내가 항상 고려하는 것은 이것이 아니다. '이게 팔리는 방향이 맞는가?' 우리가 하는 것은 뭘까?
이제 UXUI시대로 넘어와서는 '시각디자인'이라고 하기 어렵다. 판매에 도움이 되는 판촉이나 채널을 예쁘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사용 자체이기 때문이다. 판매 자체이기 때문이다. 전환률을 엄청나게 들여다보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그렇다면 UXUI는 산업디자인의 분야이다. 그럼 우리는 당.연.히 사용자의 편의성은 고려해야하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팔리게, 더 많이 쓰게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똑똑한 사람에게 예는 필요없겠지만, 모두를 위한 예이다. UXUI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도 이 글을 볼 수 있으니 이해해주기 바란다. Youtube의 요즘 이슈는 뭘까? 뭐 이것저것 있겠지만, 다른 OTT로 넘어가지 않고 Youtube 안에서 더 오랜시간 이탈없이 사용자들이 머무르는 것이다. 이건 사용자 편의성일까 아니면 더 팔리게 하는 것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더 오랜시간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그걸 티 안나게 만들어서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사용편의성이다. 자 이제 뭐가 중요한지 알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A 디자이너는 내가 "지금 것은 조금 아닌것 같아 보이는데 이런식으로 해보거나 이런 건 어떨까요? 어떻게 생각해요?"라고 질문하면, "그건 ㅇㅇ님이 방법을 찾아서 만들어서 가져와서 보여줘요."라는 답변을 한다. "ㅇㅇ님이 마음에 안드는 거니까 ㅇㅇ님이 만들어서 보여줘야죠." 참고로 내가 3년 이상 선배이다. 그리고 그 프로젝트의 메인은 A이고 나는 헬퍼다. A는 개발자와 대화를 할때도 아무런 절차없이 디자인 개발사항을 모두 자신의 마음대로 협의 없이 찔러넣어 수정한다. 일주일에 한 두 번씩 계속 수정해서 개발도 매번 수정한다. 참고로 스타트업이라 기간은 개발 기간은 매우 짧다. 그 놈의 에자일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기획서나 디자인 기획서는 없다. 지난 노트의 디자인이나 자신의 전 디자인은 없애버린다. 이전에 무엇이 있었는지, 무엇 때문에 디자인이 수정되어야하는지 노팅은 커녕 이유도 없다. 근거는 있다. 자기 논리. 물론, 모든 개발자는 A를 싫어한다. 평소 행실도 좋지 않다. 시끄럽고, 안치우고, 일안하고 카톡하고, 쇼핑하고. 안보이는 줄 알지만 모두가 본다.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디자이너의 마음가짐인데,
두 가지로 보자.
첫 째, 디자이너가 자신의 곤조만 부리는 것은 최소 과장 이상급만 해야한다. 물론, 하면 안되지만 꼭 하고 싶다면 말이다. 업계에서 1년을 겨우 버텨낸 디자이너보다 과장급이 그 분야에 더 능통하다. 당연한 논리이다. 마치 공예를 하듯 혼자하고 소수에게 파는 것이 아닌데, 일이 처음인지 위 A같이 행동을 한다면 살아남기 힘들거나 인간관계가 힘들 것이다. 저렇게 일을 한다면 팀, 타팀 모두에게 미움을 산다.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일 것이다.
자신이 맞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조언이 있다면 곰곰히 생각해서 자기 디자인의 근거를 객관적으로 찾아내야지 매 번 바뀌면서 프로젝트를 느려지게하고 망치는 자기 논리와 싸가지는 버려야 한다. 생각보다 MZ란 쓸데없는 핑계를 가져다가 이런 행동을 하는 멍청한 사회초년생 디자이너가 많다. 꼰대, 나만 사람들이 막 대하는 것 같다. 존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핑계 이전에 최소한 듣고, 커뮤니케이션하기 정도는 갖추고 입사하자. 디자이너에게 포트폴리오는 다가 아니다.
둘째, 회사가 학교는 아니지만, 놀이터는 아니다. 떠들고, 더럽히고, 업무중 친구와 카톡하고, 쇼핑하는 것은 하지말자. 그건 당연히 하면 안되는 행동이다. 이것을 모르는 A같은 사람이 실제 존재한다. 때문에 회사는 돈을 받고 업무를 하는 곳임을 꼭 잊지 말아야한다.
군대 대신 3년을 근무하며 UXUI디자이너로써 배운 것, 회사 생활을 하며 느낀 것들은 이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더 많겠지만, 여러분에게 필요한 것들만 가져가자.
1. UXUI의 기본기(애플 디벨로퍼, 머터리얼 디자인) 익히기
2. 내 제품의 목적은 판매(많이 쓰게하는 것, 머무리게 하는 것, 전환률을 높이는 것 등)라는 사실 인지하기
3. 일하는 디자이너의 마음가짐 잊지 않기
아래 세 가지만 가지고 있다면, 출발하는 디자이너에게 혹은 초년에서 3~5년 차까지는 딱히 문제 없이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구축하며 UXUI 디자이너 업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