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할 수 있는 손 쉬운 방법으로 도전!
용돈 기입장 똑똑하게 활용하기
서울교대를 졸업하고 현직 교사인 박정현 선생님의 ‘13세, 우리 아이와 돈 이야기를 시작할 때’. 책 내용 중 ‘돈을 가르치지 않는 학교의 사정’ 챕터가 있습니다. 그 책에서는 금융회사 임원분이 금융 교육 관련해서 강의하기가 가장 어려운 곳이 ‘학교’라고 하네요. 아이들 앞에서 돈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왜 학교에 와서 아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하느냐’는 못 마땅한 눈초리가 많다고 합니다. 그래도 중학생까지는 관심을 가지며 열심히 참여하지만 고등학생부터는 입시와 관련 없는 강의라 아예 협조적이지 않다고 합니다. 우리가 관심을 가질 부분은 바로 중학생까지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한다는 점이지요. 그러나 초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돈을 다루는 부분은 초등학교 5학년 실과 3. 생활 자원의 관리 단원뿐입니다. 이 부분에서 시간․용돈 관리 파트가 있는데 시간 관리 4페이지, 용돈 관리 2페이지가 전부라면 믿으실지요. 그조차도 나만의 용돈 기입장 만들기가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으니 제대로 된 금융교육이 없다는 걸 절감합니다.
해당하는 단원에서의 성취기준(학습 후 도달해야 할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용돈 관리의 필요성을 알고 자신의 필요와 욕구를 고려한 합리적인 소비 생활 방법을 탐색하여 실생활에 적용한다.’ 그런데 이 성취기준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교육 내용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러니 용돈 기입장을 적는 친구도 적고 꾸준히 적는 친구는 당연히 더 적고 수행평가의 한 부분으로만 진행되기가 쉬운 것이죠.
그렇다면 아이들에게 용돈 기입장은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우선 용돈 기입장을 적는 이유, 작성하는 방법, 자신의 용돈 사용을 점검하는 3단계를 알아야 합니다.
용돈 기입장은 왜 작성해야 할까요? 최근에는 현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적어지고 핀테크로 동전 없는 세상, 코인리스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잔액은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계좌 입금으로 되돌려 받는 방식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부모님 역시 현금을 사용하는 게 줄어들다 보니 꼬박 꼬박 현금으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이들에게 용돈 기입장 작성을 가르쳐야 합니다. 귀찮은 가계부를 쓰면 가정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걸 아는 것처럼 용돈 기입장을 작성하면 아이 스스로 관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돈이 오고 간 것처럼 정확한 역사 기록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 문제는 아이들도 부모님도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용돈을 기입 할 수만 있다면 해결되는 것이지요.
용돈 기입장을 쉽게 작성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할게요.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용돈 기입장을 이용하셔도 좋고 간단히 노트에 줄을 그어서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다만 지금부터 제가 제시할 용돈 기입장 작성 방법이 조금 더 쉬울 것이고 나중에 책으로 출간되면 사은품으로도 제공될 예정이니 활용해주세요.
우선 용어부터 바꿉니다. 용돈 기입장이 아닌 캐쉬 플로우(현금흐름)로 바꾸고 수입 지출 잔액이라는 한자 용어가 아니라 받거나 쓴 돈, 남은 돈과 같이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어로 바꾸어줍니다. 최근 어머님들 사이에서 열풍이었던 김유라의 내 집 마련 가계부, 맘마미아 가계부, 짠돌이 가계부들이 있습니다. 이 가계부들은 작성 후에 우리 가계 살림을 되돌아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것처럼 아이들이 캐쉬 플로우를 작성하는 이유를 알 수 있게 해야 합니다. 가장 쉽게 Want와 Need로 분류하는데 내가 원해서 산 건지, 필요해서 산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지요. 우리 어른들의 가계부에서는 정말 필요하고 없으면 안 되는 것/ 중간 정도/ 잘 못 산 것처럼 3단계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이런 경우 전부 중간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어서 꼭 필요한 것과 아닌 것으로만 분류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그 것들끼리의 합을 구해 보는 것이지요. 오른쪽에 제시되는 캐쉬 플로우에서 1번은 받은 돈 수입을 의미합니다. 2번은 꼭 필요해서 사용한 돈 need, 3번은 참을 수 있었거나 꼭 쓰지 않아도 되었던 want를 의미합니다. 살면서 중요한 대로의 순서인것이지요. 1번이 가장 커야 되고 그 다음 2번, 3번 순으로 되어야 흑자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점검해 볼까요. 준솔이가 받은 1번은 총 6000원이고 need는 3000원, want 1500원이어서 빼면 1500원이 남게 되네요. 그럼 아이와 함께 3번에 대한 반성만 진행하시면 됩니다. 실과에서 ‘용돈은 특별한 목적을 갖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주어진 돈’이라고 정의되고 있지만 자유롭게 쓰는 것과 대책 없이 쓰는 것을 다르니까요. 그렇다고 무조건 남겨서 저축 해야 된다는 식의 지도도 옳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남은 돈을 기부할 수 있도록 안내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책을 사거나 모아서 주식을 사는 투자를 가르치는 것도 함께 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른과 마찬가지로 사용한 후에 반성과 점검이라는 것 잊지 마세요.
<더 좋은 의견있으시면 반영해서 추후 제작시에 반영하겠습니다^^>
이 방법도 시간이 부족하고 어렵다면 다음 용돈 기입장 방법을 안내할게요. 이후에 제시될 은행에서 계좌 만들기와도 연결될 내용입니다. 우선 아이 앞으로 입출금 통장을 만들고 인터넷뱅킹, 모바일 뱅킹을 신청하여 실시간으로 사용금액과 이자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이런 경우 엄마 핸드폰에서 인증서 선택만 바꿔 가면서 확인하면 되니까 크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어렵다면 다음 방법을 활용해보세요.
저 역시 아이들에게 용돈을 주고 있는데 아이들은 저금통에서 금액이 모아지면 많게는 1주일에 한 번 적게는 1달에 한 번 “엄마, 입금해주세요.”라고 외칩니다. 그러면 저는 제가 갖고 있는 은행 입출금 계좌에 입금하지요. 아이들과 통장 이름도 정해놓아서 ‘집안의 행복 준솔’, ‘망치 상어’가 아이들의 통장 이름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큰 아이는 용돈을 모아서 주로 가족의 생일과 기념일 이벤트 등에 사용합니다. 통장의 목적이 확실하지요. 초등학교 1학년 둘째 아이는 용돈을 모으는 목적이 오롯이 ‘망치 상어’ 인형을 사기 위함이니 목적이 더 뚜렷하기도 하네요. 수시로 아이들에게 입출금 내역을 보여주고 이자를 가르쳐줍니다. 둘째 아이는 몇 십 원이지만 첫째 아이는 몇 백 원이 붙는 차이나는 이자에 대해서도 가르쳐주지요.
아이들은 자기 돈에 대해서 확실합니다. 할아버지 생신에 둘이서 케이크를 제작했다면 우선 제가 4만원을 결재합니다. 그리고 나면 둘이 나누어 계산한 후 저에게 “엄마, 저희 통장에서 각각 2만 원 씩 빼주세요.”라고 이야기하지요.
아이들 이름으로 된 통장도 물론 있습니다. 이 곳에는 제가 한 달에 한 번씩 일정 금액을 넣어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미래의 신용 더하기 종잣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대신에 장기적인 아이들 통장은 아예 뺄 수 없도록 인터넷 뱅킹도 신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캐쉬플로우 통장은 바로바로 아이들이 볼 수 있기 때문에 경제교육에도 효과가 뛰어나답니다. 마트에서 둘째 아이가 장난감을 사달라고 할 때도 아직 3만 원 밖에 없어서 안 되겠다. 2만 원은 더 모아야 살 수 있겠어라고 보여주면 더 이상 떼를 부리지도 않지요. 모으기 좋아하는 첫째는 눈으로 돈이 보여서 좋고 쓰기 좋아하는 둘째는 경각심을 갖을 수 있으니 성향 다른 아이들이지만 효과는 같으니 괜찮은 방법이지요. 용돈 기입장 작성을 계속 실패하신다면 한 번 활용해보세요.
<김선 작가의 생생한 음성으로 듣고 싶으시다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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