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친구 역시 수학에 독보적이었다. 연산도 빠르고 외우는 것을 잘한다. 그러나 생각해서 쓰시오. 당신의 의견을 쓰시오라는 질문에는 '못쓰겠어요'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못 적어낸 답에 불안해한다. 자폐를 가진 친구는 불안할 때 상동 행동이 나오고는 하는데, 이 상동 행동이 반복될 때, 평소에는 모르던 반 아이들이 이상한 눈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똑같은 말과 행동을 반복하는 경우, 갑자기 소리를 지르는 경우 대부분은 이해하지 못한다.
나의 경우는 자동차를 나열하고 전철역을 외우던. 자폐를 앓았던 아이를 알고 있었고
특수교육을 담당했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어른들조차 그 상황을 버텨내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금쪽 상담소에 나온 아스퍼거 증후군 아동을 보는 시선도 그러하니, 처음 접하는 아이들은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그저 같은 모둠이 되고 싶지 않고 피하고 싶을 뿐...
아마도 ADHD친구들을 이해해 나가는데 시간이 필요했던 것처럼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낯선 장애를 이해하는데 아이들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초등학교 1, 2학년 때와 초등학교 5, 6학년 때 그 친구를 대하는 태도는 확연히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여자아이들의 경우 단짝, 세심함, 배려 등으로 또래 관계가 형성되다 보니 상대의 눈빛을 읽기 어려운 자폐 친구들은 혼자 인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장애인을 비하하는 듣도 보도 못한 욕을 하는 경우도 보았다.
자폐 친구를 처음 접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신체장애가 있는 친구의 경우는 누구나 해당 부분에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대화하며 무언가 다른 듯한데,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그 미세한 엇갈림의 장애를 설명하기는 참 어렵다.
이런 상황이 반복될 때 천재 같은 그 자폐 아이들은 그러나 가장 기본인 눈 맞춤이 안된 채 자신만의 세상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것 같았다.
이렇다 보니,
자폐를 앓고 있는 학부모님들은 더욱더 외롭고 무기력해지는 경우가 많게 된다.
따라서 방송은 단순한 기삿거리로 자폐를 다루어서는 절대 안 된다.
자폐아 가족에게 상처를 주실 수 있는 것이기에.
외로움에 바깥출입을 거절하고 우울함을 견뎌내는 그분들에게 상처를 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그 천재적 재능이 법률에 있다는 설정이다. 그 친구도 법전을 마치 컴퓨터가 찍어내듯 , 사진을 찍은 듯 외우고 있으니 버튼을 누르면 해당 법령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건 미국 플로리다주 최초의 자폐증 변호사 헤일리 모스(Haley Moss)의 실화라고 한다. 그의 어머니는 끊임없이 그녀에게 해리포터 같은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으며 단지 다를 뿐 다른 것들은 비범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출처: 오마이뉴스)
2019년 헤일리모스의 변호사 선서 출처: Ohmynews
그러나 우영우의 설정처럼 그것들을 유기적이고 상호적으로 이끌어내서 드라마틱한 것을 만들어 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자폐아를 주변에 둔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러나, 우영우는 그 아이가 가진 재능을 최대치로 이끌어 올려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라는 점에서는 생각해 볼 의의를 준 것 같다.
우리는 그 옆에서 도와주는 동료 변호사들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감정선을 이해하기 어려운 자폐를 가진 우영우가 '엄마'라는 존재를 본능적으로 갈구하고 있다는 것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부분이다.
첫 번째 통합을 위한 긍정 자원 첫 번째는 엄마, 아니 부모님이다.
내가 보았던 자폐 친구 중에 어머님이 정말 열심히 이신 분이 계셨다.
장애를 앓고 있는 부모님의 소원이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도록 해달라는 그 눈물 깊은 마음을 알고 있기에 얼마나 아이 적응을 위해 노력하셨는지를 알고 있다. 이분은 아이의 천재적인 암기 능력, 특히 수학적 능력을 활용해서 피아노를 전공하도록 하였다. 악보를 수학적 기호 공식에 대입해서 외워버린 것이다. 일반인이 연주하기 힘들 정도의 연주를 무리 없이 해내며 피아노를 자신의 직업으로 삼게 되었고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여행을 가고, 혼자서 자신의 일을 해 내는 사회 구성원이 되었다.
다른 친구는 코딩으로 자신의 진로를 결정했다. 부족한 언어영역은 바우처를 이용해 꾸준히 언어치료와 놀이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아직 어리지만 아이의 사회 정착을 위해 수학적 재능을 이용해서 프로그래밍으로 연결하시겠다고 했다. 아이 역시 컴퓨터를 전공하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하고는 했다.
이를 위해서 아이는 컴퓨터를 배우고 있고 창작은 어렵더라도 코더로서 아이의 직업을 일찌감치 이끌어주고 계셨다. 그 과정에서 아이가 혼자만의 세상, 컴퓨터로 빠지지 않도록 어머니는 힘들지만 여러 친구들이 함께하는 컴퓨터 수업을 활용하고 완전 통합을 위해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이의 학습을 하나하나 봐주고 계셨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부모님께만 일임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그리고 아이의 잘못된 행동이 마치 부모님이 잘못 키워서라는 편견도 불편하다. 자폐를 겪지 않은 부모가 장애를 갖고 있는 아동을 이해하며 평생을 대화하는 것이 부모이다. 이게 어떤 것인지 30분만 자폐 친구랑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될 것이다. 자신의 세상에 빠져 있는 그 친구를 사회 속으로 나오게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알게 되리라 생각한다.
결국 우리는 함께 해야 한다. 학교에 있는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해야 한다.
특히 이 친구들이 함께 살아가야 할 친구들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재미로 눈 맞춤을 안 하며 혀 짧은 소리를 따라 하거나 '우투더영투더우'를 하며 마치 부족한 사람을 놀리듯 흉내를 내고 있는 것은 우리가 한번쯤은 생각하고 고육 해야 할 부분이다.
한지민의 우리들의 블루스에서처럼 장애를 앓고 있는 정은혜 작가님이 드라마에 등장하고 ,
우영우의 자폐를 앓고 있는 내용을 제시한 것이 연신 기사에 오르내리고 있다.
나는 이러한 행보들이 더 이상 소재가 없어서 끌고 온 단순 이슈 거리가 아닌
우리의 다문화 사회에서 던지는 통합 교육의 화두이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그리고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렇게 따뜻하게 영상을 제작해 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표하고 싶다
매년 진행하는 4월 20일 장애이해교육에서, 우리는 아이들에게 어떤 것을 지도해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