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 19 확진된 초등 담임교사

결국 나에게도.

by 김 선

결국 나에게도 오고야 말았다.

피하고 싶었으나 대단한 녀석이다.


3월 전면 등교를 시작하자마자,

확진으로 등교를 하지 못한다는 새로운 학생의 학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이내 또 확진이 되었다는 연락들이 솟구쳤다.


한 명이 나으면 다시 다른 옆 친구가 등교중지가 되고

그 대각선이 등교중지가 되고

그렇게 3월 한 달이 끝나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우리 반 아이들을 다 같이 만나 적이 없다.


방역에 충실하라는 지침에 따라

손 닦고

소독제 바르고

소독 티슈로 닦고

자가 키트 주 2회

매일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까지 착실하게 임하는 우리 반.


마스크 한 번 벗지 않고

국, 영, 수, 사, 과, 음, 미, 체, 실, 도까지. 아니 창의적 체험활동까지 다 해내는 아이들.

하루 6시간 + 방과 후 수업까지

그 오랜 시간을 마스크를 쓴 채 버텨내는 아이들.


너희, 정말 괜찮은 거니?


부모로서, 선생님으로서, 인생 선배로서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픈 걸까.


해결할 수 없는 무력감에

어쩔 수 없는 생존의 위협 속에

버텨내야만 하는 상황 속에

유일한 희망은 너희뿐인 것 같다.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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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교사들에게 퍼지기 시작했다.

동학년 선생님과 전담 선생님들이 확진, 격리되기 시작했고.

주당 29시간을 전담 없이, 오롯이 담임들이 해내기 시작했다.


학기 초는 늘 목이 아픈 시기이거늘

환절기와 코로나 속에서 내 목이 왜 아픈 건지, 모르는 채

현장에서 참으로 다들 열심히 가르쳤다.


등교중지 아동을 위한 대체수업, 실시간 화상 수업을 켜 놓고

해당 아이들을 챙기며, 학습 자료를 제공하며

소리와 화면이 적절히 들릴 수 있도록 임장지도와 발표를 하고

담임 없는 반들 챙기고

슈퍼우먼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과연, 정점을 찍었다는 말을 믿어도 될까? 끝이 보이는 걸까?

사진 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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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나에게도 Covid 19는 오게 되었다.

아프다. 목은 긁어내는 듯하고

코는 막히고, 처음 경험하는 매운 코의 느낌

연신 코를 찔렀어서 따가운 걸까, 비강의 점막이 건조해서 그런 걸까

한 명 빠지면 그 공백을 N분의 1로 나누어야 하는 것을 알기에

격리만 아니라면!

격리만 아니라면!

달려가고 싶다.


아니, 비겁해진다.

목이 아프니 수업이 두려워졌다.... 제일 좋아하던 게 말하는 거였는데 말이다.


한참의 단도리, 잔소리를 소통 앱에 올려놓고

다시 한번 동학년과 임시 담임 전담 선생님께 감사를 전하고

이겨내리라. 다짐해본다.


학부모님들로부터 오는 연락.

-선생님 확진되면 너무 아파요. 따뜻한 물 많이 마시고 재택진료받으세요

-선생님, 아이들 걱정은 마시고 푹 쉬세요

-선생님 쾌유 기원드려요

-선생님. 선생님. 선생님....


그래, 빠르게 나아야지. 나아서 나가야지.

나는 초등 담임교사니까.

엄마 없는 애들처럼 선생님만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이 있으니까.

기다려. 곧 갈게.

사진출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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