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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빨강요다 Nov 17. 2015

신문 읽기의 혁명

손석춘 / 개마고원



2015년 11월 14일 저녁.

박근혜 정권에 항의하기 위한 도심 시위에서 한 농민이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아 부상을 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jfEpqrIH8M



개인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도 없는 비인간적인 사건이라고 생각하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 따라 그 해석은 다를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위의 사건이 발생한지 3일이 지난 오늘 몇 신문사의 헤드라인을 살펴보겠습니다.




위 사건에 관련해서 오마이뉴스에서는 '[단독 영상] 경찰 물대포, 백씨의 머리 노렸다'라는 기사가 눈에 띕니다. 그리고 '"물대포 직사는 치명적" 헌재 우려 현실로'라는 기사도 있군요.





한겨레도 '[영상] 그날, 경찰 물대포는 백씨의 머리를 정조준했다'라는 기사가 메인 페이지에 있습니다.




반면, 중앙일보는 위 사건에 관한 기사가 하나도 없습니다.



조선일보는 '시위 현장서 물대포 맞아 중산 입은 60대 농부, 그는 누구?'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의경 후배 고초 알리고 싶었다"며 공개한 영상엔'이란 기사가 보입니다. 


조선일보는 왜 '시위 현장서 물대포 맞아 중산 입은 60대 농부, 그는 누구?'라는 기사를 썼을까요? 폭행 사건이 벌어졌는데 폭행을 한 사람이나 그 사건이 아니라 폭행을 당한 사람에 관한 기사를 썼습니다. 기사를 읽는 사람에게 의도적으로 '맞은 사람이 맞을 짓을 했네'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시위대의 어려움보다는 의경의 고초를 다뤘네요. 



같은 사건이라도 신문사에 따라 편집 방향에 따라 독자에게 전달되는 의미가 이렇게 달라집니다. 저는 각 신문사의 편집 방향이 다를 수 있고, 편향되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다만, 그 편향에 도달하는 방법은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공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독자의 생각을 호도하려는 기사가 판치는 요즘에는 기사의 내용보다는 그 기사를 쓴 목적이 무엇일까 한번 더 생각해야 봐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사회를 보고 있는지, 어떻게 그들의 입맛에 맞게 세상을 바꿔가려고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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