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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의식이 심한편이다. 난 자의식이 매우 심했고 나의 이러한 특성이 내가 선하기때문에 생긴것이라는 생각까지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요즈음 들어서 이 생각이 바뀌었다. 이는 최근 나와 가까이 지내던 한 사람에 의해서 이다.
그는 어린시절 왕따를 당했다. 모든걸 말하긴 좀 그렇지만 그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이 세상의 불운을 모두 겪은 사람이고 그럼에도 생존한 강인한 인간이다. 그러나 그 과정은 그에게 심한 흉터를 남겼는데 그것은 과한 자의식이었다. 그는 항상 자신의 영향을 과대평가한다는 인상을 주었다. 그의 말실수 그의 행동실수에 따라서 상대의 기분이 매우 크게 바뀔것이라는 믿음 그것이 그에게 매우 강했다.
그래서 항상 저자세로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달곤했었다. 나와 동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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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는 배려라기보다는 불편함과 배려의 강요로서 다가온 느낌이 더욱 컸다. 자신이 강하게 의식당하고 있다는 착각에 의해 그 또한 상대를 강하게 의식했으며 이는 상대의 행동에 강한 제약을 걸었다. 어찌보면 상대를 자신의 바운더리에 가두고 조종하려는 행위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러한 느낌을 받는 동시에 나는 나를 돌아봤다. 난 나의 약점과 자의식을 꼭꼭 숨기다가 터뜨린 시점부터 그것을 조금씩 흘리는 행위를 했었다. 그들이 내가 그런줄 몰랐다고 말하고 그런것들이 너무나 좋았다. 상대에게 인정받는 기분이 너무 좋았다. 아니라고 그들의 입으로 부정해주는 것들이 너무나 좋아 그 쾌감은 자기 연민을 강화하고 나를 고착화시키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내 모습을 객관적으로 그에게서 느꼈다. 자기 연민과 자의식 과잉이 내리는 폭력을 목도했다. 이 폭력은 마치 어린아이가 주먹을 풍차처럼 돌리듯이 무차별 적으로 행사되며 자기 자신조차 다치게 만든다. 그 누구에게도 득될것이 없는 이 행위는 무엇보다 멈추기 힘들다 나는 그 사실을 안다.
그 이유는 너무나 자명하게도 남이 자신을 때리는것 보다 자기가 자신을 때리는게 예측하기 쉬워서 덜 아프고, 눈앞에서 자해하는 사람을 때리는 무자비한 사람은 거의 없기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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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시에 닥치는 거대한 고통을 피하고자 예측 가능하고 감당 가능한 고통을 지속적으로 스스로에게 가하는것이다. 이는 비겁해보이지만 큰 상처를 겪은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방어기재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의식과잉과 연민에서 벗어나야한다. 나를 연민하지말고 바라봐야한다. 내가 복잡한 세상속 미미한 존재임을 알아야한다. 자해하기보단 가끔 따귀를 얻어맞는 충격을 겪어볼줄도 알아야한다. 그렇지 않고 웅크리고 있기만 한다면 이 세상의 독은 물론 아름다움조차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프리의 4,5,6라는 노래의 가삿말에는 이런 가사가 있다.
"모두 위기는 극복할 수 있어
그냥 잠깐 쪽팔릴 뿐
인간의 역사는 우주의 1초, 1분
말하자면 그냥 티끌
누구나 다 할 수 있어 바보 같은 짓을"
불확실성이 내게 던지는 펀치인 쪽팔림은 순간에 불과하다. 그냥 던져보는거다. 다트 초보가 10점을 맞추는 방법은 쪽팔려도 그냥 많이 던지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