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4일의 기록
예술가란 어떤 사람일까?
이 단순한 질문에 참으로 다양한 정의가 있겠지만, 내가 정의하는 예술가는 그만이 가진 독특한 "시점"을 가진 사람이다. 이런 나의 정의에 비추어 본다면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거나
영상을 찍고 만들거나
무용을 하거나
음악을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
하는 "행위" 자체나 "작품"등의 결과물이 그가 예술가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1차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것들은 사람들에게 나의 "시점"을 전달하는 수단이나 도구이다. 그것들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보고 싶고 듣고 싶어야 사람들에게 제대로 나의 시점이 전달될 수 있기에 그것들은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작품이나 행위 이면에 그것의 주체인 예술가가 자신만의 고유한 시점을 가지고 있느냐가 아닐까?
모든 인간 사회는 그 나름대로 일종의 경향성을 띄고 있다. 주변이 많은 사람들이 가진 어떤 시점을 나도 가지고 있는 것이 안전하고 편하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의 본능과도 부합한다. 하지만 반대로 우리의 본능 중에 한 구석에서는 모두가 한 방향 만의 시점을 가질 때의 한계와 위험성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우리 중에 누군가에게 대다수의 구성원들의 시점과는 전혀 다른 시점을 가지고 그것을 글, 그림, 음악 등의 우리의 시선을 끄는 도구로 우리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맡긴 것은 아닐까?
위와 같은 이유로 나는 100호짜리 작품을 멋지게 그려내지만 그 안에 자신의 시점이 없는 작가보다는, 그림과 음악은 전혀 못하지만 듣고 보도 못한 자신만의 독특한 시점을 가진 일반 회사원이 오히려 더 예술가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
2017년 5월 14일 오전 11시경에. 을지로.
아침을 못 먹어 배고픈 상태에서의 블라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