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던 바람은 한결 차가워졌고
빛나던 햇살은 조금씩 누그러져 있었다.
네가 서 있던 그 자리,
여름의 잔향과 가을의 예감이 겹쳐 있었다.
우리는 오래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눈빛만으로도 계절의 모든 말을 나눴다.
한 계절이 끝나야만
다음 계절이 시작되듯,
너와 나도 그렇게
마침내 끝과 시작을 함께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