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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 Sep 04. 2021

토미츠카 아스카의 <나의 직업은 부자입니다>

이 책의 주제는 사실 간단하다. ‘우리 모두 부자가 되자’다. 이렇게 말하면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누가 부자가 되기 싫어서 그런가? 그렇게 쉽게 부자가 될 수 있다면 왜 가난한 사람이 있겠어? 이렇게 말한다면 저자는 아마 이렇게 반론할 것이다. 부자가 되는 건 어렵지 않다, 그저 당신이 부자가 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가난한 것이다, 라고.  

   

가난은 선택이다     


‘가난’이라는 단어와 ‘선택’이라는 단어는 어울리는 조합이 아니다. 가난이란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러한 처지에 빠지는 것이니까. 원하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니까. 이것이 나를 포함한 일반인들의 상식이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부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가난은 선택이다. 부자가 되기로 결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난한 지금의 삶이 편하니까 가난한 그 상태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말만으로도 이 책은 많은 사람들의 반감을 살지도 모른다.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이유가 있단다어떤 사람은 일을 그만두고 싶지 않은혹은 그만둘 수 없는 구실로 가난을 이용하기도 하지. (...)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거나남편 또는 아이들부모님을 비난하는 무기로 삼는 사람들도 있어. (...) 하지만 그건 부자가 아닌 걸 방패 삼아서 약자인 자기 자신에 도취해 있는 것일 뿐이야마치 서툰 연극을 하고 있는 배우처럼비극의 주인공이 되면 다들 동정해주고 딱히 현실을 바꿀 필요도 없으니까 편하겠지.(p30)”     


위의 문장을 읽었을 때 사실 반박할 수 없었다. 저자가 만난 부자에게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녀도 그랬다. 이 책은 소설이 아니다. 스무 살의 대학생이었던,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저자가 부자가 되기 위해 부자들을 찾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부자가 되는 방법을 ‘배우고자’ 고군분투한 이야기다. 실제로 부자가 되었는가? 사실 이 부분이 대부분의 사람들의 관심일 것이다. 그렇다. 실제로 부자가 되었다. 그렇게 자신이 겪은 이 놀라운 이야기를 그대로 담은 것이 이 책이다. 저자는 현재도 온라인 강의는 물론,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자신처럼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되는 걸 돕고 있고 수강생 중에 부자가 된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가난이 선택이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의 선택이 가난이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부자로 되기로 결심하기가 그것이다. 그리고 그 결심의 다음은 행동하기다. 행동하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당연한 말이지만 복권을 사지 않는 사람에게 복권 당첨이라는 행운은 찾아오지 않을 테니까.   

   

부자가 되기로 결심도 했고 이제 행동만 하면 되는데 그럼 무엇을 하면 되는가. 이 단계에서는 배움이 필요하다. 투자요령이나 쉽게 돈 버는 방법일까, 라고 생각하겠지만 저자가 만난 부자는 그건 아니라고 말한다. 이제 배워야 하는 건 말하자면 ‘기초 다지기’에 해당한다.   

   

돈과 진정으로 마주한다는 것은 곧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작업인 셈이었다.(p88)”    

 

돈만 많이 버는 요령을 당장 가르쳐준다는 건, 마치 아이 입에 음식을 떠 넣어주는 것과 같다. 아이는 그냥 삼키기만 하면 되도록 하는 것, 그게 요령만 알려주는 것이다. 하지만 진짜 교육은 그게 아닐 것이다. 이 책의 관점도 그러하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배워나가야 할 단계가 있다. 가장 중요한 기초이자 부자가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연마해야 하는 것이 바로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기다. 자신의 희로애락은 물론 자신의 취약점, 치사한 부분까지도 포함하여 나란 어떤 사람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한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돈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 있다는 건 그만큼 행복과 자유가 보장되었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모든 부자가 행복하지는 않다. 혹자는 농담으로 행복을 살 만큼의 돈이 없어서 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농담일 뿐이다. 행복을 살 만큼의 돈을 벌어야 행복해진다고 한다면 그 행복은 언제까지나 보류일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자신이 원하는 행복에 그렇게 큰돈이 들지 않는다면 부자가 아니어도 된다는 말 또한 된다. 즉 돈의 양과 행복의 크기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에게 있어 행복이란 무엇인가.     


돈을 갖고 싶은 사람은 많아하지만 그건 큰 착각이야. (...)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실 돈을 소유하고 싶은 게 아니야. (...)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건 돈이 아니야원하는 건 더 다른 것그 끝에 있는 감정이지원하는 감정이 있기 때문에 돈을 벌고그 감정을 실제로 느끼기 위해서 돈을 쓰는 거지.(p37~38)”     


생각해 보면 돈이 필요한 이유는 원하는 것을 사기 위해서고 그 원하는 것을 사고 싶은 이유는 그 무언가를 통해 어떤 감정을 얻기 때문이다. 돈 많이 벌어서 집을 사고 싶은 것은 삶의 안정감을 얻기 위해서다. 그 안정감을 위해 돈이 필요하다. 명품을 두르기 위해 월급보다 과한 돈을 소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명품을 통한 자신감의 상승을 원하는 것이다. 만약 명품이 없어도 스스로를 초라하다 여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 명품도 명품을 사기 위한 돈도 필요가 없다. 돈이란 건 그러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한 교환권에 불과하다.  

    

앞에서 돈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진정으로 마주하는 작업이라는 말의 의미, 그리고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손가락으로 하늘의 달을 가리킬 때 바라봐야 하는 곳은 달일 텐데 달이 아닌 손끝만을 보는 사람, 그런 어중간한 부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부자가 아닌 행복한 부자가 되자     


부자가 되는 방법이라는 책에서 왜 행복이라는 추상적인 말을 하는가. 말은 실화라고 하지만 지어낸 얘기가 아닐까. 이렇게 의심하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다. 이 사회에서 행복이니 사랑이니 이런 말을 하면 이상주의자라고 한다. 만족이나 행복이라는 말을 꺼내면 더 이상 노력하지 않고 현실에 타협하며 안주하겠다고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행복한 진짜 부자’다. 부를 이루어도 행복하지 않다거나, 부자가 될수록 주변 사람들이 떠나간다거나 혹은 아무리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내면이 가난한 부자가 아닌 진짜 부자, 행복한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그래서 그냥 투자요령이나 돈만 많이 벌 수 있는 기술을 나열하지 않고 굳이 이렇게 부자의 마인드가 어쩌고 부자들의 습관이 어쩌고 하는 말들을 길게 서술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가지고 싶은 게 생긴다면 어떤 감정을 얻고 싶은지까지 생각해보면 좋겠구나. (...) 자신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감정이 뭔지 알았다면바로 그 시점부터 그 감정을 먼저 가져보는 것그게 바로 행복한 부자가 되는 비결이란다.(p42)”     


사실 주변에 한두 명쯤은 있지 않을까. 분명 지인들 중에서 가장 유복함에도 불구하고 늘 돈 없다고 엄살을 피우기도 하고 자신보다 가난한 사람에게 푼돈조차 베풀지 않는 그런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아무리 돈이 많아도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부자처럼 보이지 않는다. 비싼 명품과 비싼 차에, 고급 집에 살아도 저렴해 보이는 사람이 있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다. 

     

감사하는 마음이 부자를 만든다   

  

행복한 진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금액은 상관이 없다. 자신의 주변 사람들, 일, 물건, 적은 금액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저자가 만난 부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사실 좋아하는 걸 함부로 대하는 사람은 없다. 좋아하니까 소중히 여기고 작은 걸로도 감사함을 느낀다. 좋아하니까 그런 거다. 마찬가지로 진정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돈을 함부로 대하지 않을 것이다. 적은 금액일지라도 돈이 있기에 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감사히 여기는 사람, 그래서 소중한 그 돈을 가치 있는 곳에 쓰고자 하는 사람. 그런 사람에게 돈이 모인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논리다.  

   

나는 운이 좋다     


이상하게 부자들은 운이 좋다. 그냥도 돈이 많은데 운 좋게 좋은 일들까지 계속 생긴다. 그 이유가 뭘까. 저자가 만난 부자에 의하면 그건 어떤 상황에서든 난 운이 좋다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p188)”이다. 즉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더라도 운 나쁜 사람은 그것을 운이 나빠서 그렇다고 말하지만 운이 좋은 부자는 그것을 운이 좋았다고 해석(p188)”하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운이 좋다고 굳게 믿으며 사는 사람, 그런 사람이 만들어나가는 현실은 운이 좋은 일만 생길 것이다. 그 사람이 그렇게 믿고 있으니까. 이 책을 읽은 후로 책상 앞에 ‘나는 운이 좋다’라는 말을 적어 두고 컴퓨터 작업을 할 때마다 늘 이 말을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읽어본다. 좋은 건 따라하기가 나의 가치관이다. 이 책이 나에게 준 선물이기도 하다.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다, 이 책을 만나서.  

   

돈을 버는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난 사실 부자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다. 물론 이미 부자라서는 아니다. 부자가 되긴 글렀다는 이른 포기 때문일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 시간을 갖는 것이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삶인데, 그 이상적인 삶을 위해서는 돈을 포기해야 했다.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는 하고 싶은 일만 하며 살 수는 없고 내 시간도 포기해야 했다. 그게 자본주의 사회의 노동자의 삶이니까. 그래서 사실 나에게 이 책은 멀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돈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생각보다 많았음을 알게 된다. 그 고정관념들이 각질처럼 나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었음을 느끼기도 한다.    

  

부자가 된다는 건그저 돈에 눈이 멀어 돈을 좇는 것과는 크게 달라. (...) 아스카 한 명이 부자가 됨으로써 자신은 물론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도 함께 행복해질 기회가 점점 더 늘어나기 때문이지먼저 자기 자신을 채우고타인을 채우고그 범위를 점점 더 확대해가는 거야일단 자기 자신이 하나의 시작점이 되어 원을 그려 놓으면 그 원은 마치 물 위에 파문이 일 듯 점점 더 퍼져나갈 거야그 첫걸음이 바로 네가 부자가 되는 거야자신을 통해 주변 사람들이그리고 이 세상이 사랑과 행복으로 채워져간다면 정말 따뜻하고 기분 좋을 것 같지 않니?(p237)”     


부자란 돈에 집착하며 돈만 생각하는 수전노가 아니다. 내 안에 있는 부자의 이미지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을 행하면서도 돈에 집착하는 사람, 넘쳐나는 돈이 있음에도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을 위해서만 돈을 쓰는 이기적인 집단이다. 나의 이런 고정관념이 부자가 되긴 글렀다는 이른 포기와 만나 부자가 되고 싶다는 동경조차 하지 않게 만들었다. 하지만 저자가 만난 진짜 부자는 그런 어중간한 부자와 다르다. 저자가 우리에게 부자가 되라고 하는 모습도 이와 다르다. 

    

내가 부자가 된다는 것은 내 삶만 풍요로워진다는 것이 아니다. 나로 인해 나와 함께 있는 사람도 행복해지고 윤택해진다는 의미라고 저자는 말한다. 생각해 보면 이 사회에는 행복한 부자들도 참 많다. 돈 버는 비법을 혼자 독점하고 싶을 법도 한데 굳이 방송이나 책, 강연 등을 통해 아낌없이 알려주는 부호도 있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게 돈이라고들 생각할 텐데 수익을 전부 기부하는 이들도 있다. 이미 충분하다고 여기는 것일 수도 있고 자신들이 그렇게 벌 수 있게 만든 주변 사람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 

행복한 진짜 부자들이 더욱더 많아진다면 이 사회는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내 가족과 내 주변 사람들이 나로 인해 더 행복해지고 윤택해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내가 부자가 되어야 할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나는 부자가 되긴 그른 사람이라고 이른 포기를 하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며 부자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운이 좋다는 생각과 내 주변을 둘러싼 것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 그리고 쉽게 행복해지는 연습. 이 정도는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다. 내면을 부자로 만드는 것은 내 마음먹기에 따라 당장 실현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저자가 이 책을 쓸 때의 마음가짐과 마찬가지로 나도 더 많은 사람들이 더욱더 행복한 부자가 되도록 좋은 책을 널리 알리고 싶다. 그래서 길지만 다음 문장을 그대로 인용하기로 한다.   

   

부자라는 건 말이다참으로 즐겁고 기분 좋은 삶의 방식이야다만 항상 자기 자신과 대화할 필요가 있어무엇을 느끼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자신의 내면과 철저하고 정직하게 마주해야만 한단다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자신의 희로애락유쾌함과 불쾌함자신이 꿈꾸는 이상적인 모습그런 걸 알아가야 한다는 거지자신의 사고와 감정을 하나씩 읽어나가야 해그렇게 자신의 감정과 정면으로 마주한다는 건 때로는 참 괴로운 작업이 될 수도 있을 거야하지만 부자가 되겠다고 결심했다면 결코 포기해서는 안 돼. (...) 부자들의 세계로 이동할 수 있는 사람과 가난한 채로 생을 마감하는 사람의 차이는오로지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계속 행동할 수 있는가 아닌가 하는 것뿐이란다.(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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