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떠난다
다시 학교일을 처음 했을때로 돌아가보면.
학교 3층 을 올라서면 스페인어 교실 지나 EAL 교실을 지나면 한국어교실 그 옆엔 또 다른 EAL 교실이다.
모든게 낯설고, 학기를 시작하고 일을 시작했기에 학교시스템에 아는게 없었다. 또한 매번 모든걸 교장에 묻기고 참 부담인 상황.
옆EAL 교실에 얼굴을 들이 밀고. 도움을 청했다. 그 때 처음 만난 그리고 내 친구가 된 러시아인 Elena.
나보다 나이는 조금 많아 보였고. 딸 하나를 키우고 있단다. 영어를 가르치는 베테랑 선생님이다.
우린 그렇게 친구가 되었다. 엘레나는 조용하고 차분하다.다른 선생님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편.
매일만나면서 쉬는시간이나 수업이 비는 시간에 학교 옆, 어느 게스트 하우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수다와 학교 욕을 나누면서 가까워졌다.
코로나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바뀌었지만 우린 종종 만나 아이들은 수영하고 우린 수다를 하고.
코로나 그리고 양곤의 쿠테타. 엘레나는 딸과 함께 러시아로 떠났고, 일년뒤 다시 돌아왔다.
그녀를 다시 학교에서 만났을때. 너무 기뻐 나도모르게 학교 로비에서 소리를 지른 기억.
양곤의 쿠테타 이 후로 많은 외국인 선생님들이 떠나고 들어왔다.
그렇게 모닝커피를 함께하고 점심을 같이 하고, 누가봐도 단짝이다.
엘레나의 딸 아이샤는 벌써 세컨더리가 되었다. 누구보다 수다쟁이이던 아이샤는 사춘기로 인한 과묵함과 이 더운나라에서 후디를 꾹 눌러쓰고 다니는 재밌는 사춘기중1이 되었고 엘레나와 나는 눈만마주치면 사춘기 스토리에 난 배를잡고 엘레나는 귓목을 잡았다.
교실이 이동하면서 한국어교실과 EAL 교실은 멀어졌지만 , 서로가 찾아다니며 학교안에서의 외로움 분노를 같이 했다.
어느날부터 나는 알수 있었다. 나뿐만 아니라 누구도 알수있었다. 엘레나의 걸음걸이는 불편해 보였고 살이 빠지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다음주 더 말라가고 그 다음주는 더 더 말라갔다.
그리고 그 다음주엔 머리가 빠진 것 같았고, 그 다음주 그녀는 학교 엘레베이터에서 부터 화장실까지 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실수를 하는 일이 생긴다. 그 이후 그녀는 병가로 학교를 쉬었다.
메세지를 했다. 그냥 몸이 안좋단다 배가 아프다고. 그녀는 한달 뒤에 학교로 돌아왔지만 나아진 상태는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2월 그녀는 집에서 눈을 감았다. 딸이 있는데. 양곤에서 딸에겐 엄마 말고 보호자가 없는데.
아이가 토요일 아침 학교 인터네셔널 데이에 간다고 엄마 갈게 ~ 방에 있는 엄마에게 말하고 집에 왔는데.
사실 엘레나는 금요일 밤에 깊이 잠에 든 것이었다.딸아이는 엄마는 언제나처럼 침대에서 자고있으려니 하고 집을 나선 것이었다.
토요일 저녁 소식을 들었다. 눈물이 안난다. 그냥 충격일뿐.
월요일 학교에갔다.교장이 오전 미팅에서 모두에게 알렸다.암이었다고, 혼자 약으로 버티고 있었다고. 순간 모든 말이 현실로 와 닿으며 슬픔이 한번에 몰려온다. 미친 사람처럼 울었다. 참아지지 않는다. 숨이 가쁘고 목은 누가 조르는것같다.강당엔 친하지도 않은 모든 선생님들이 있지만 부끄럽지도 않다.
엘레나는 병에 대해 한마디 한적이 없다. 아니, 너무 몸이 안좋아 보인걸 내가 모른척 한 것도 있다. 사실 병원가봐라 몇번 말해봤지만 그럴 마음이 없어 보여서 더 권하지 않았다.
난 좋은 친구가 아니었다.
엘레나. 넌 나에게 좋은 친구였어.
따뜻하고 때론 웃기고 든든한 나의 버디.
화장을 해서 딸과 러시아로 떠났다.
딸 아이샤와 마지막 인사도 못했다. 자신이 없었다. 난 아직 멍청한어른.
그립다 엘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