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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Jan 30. 2021

겨울의 절벽에서

결국 또 계절을 체감한다


계절은 늘 벌써? 라는 마음과 함께 찾아온다. 자연의 변화는 마음의 준비따위 고려하지 않기 마련이니까. 그럼에도 아직 여전한 것이 있고, 이미 지나가버린 것도 있다. 나는 여전하지만, 마음껏 철없어도 되는 시절을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것처럼.


어른이라는 말이, 이제 10년차라는 시간이, 마케터라는 직종이 주는 어려움과 한계들이 있고 그렇기에 자꾸 집중하게 되는 깊이도 있다고 믿는다. (그런 믿음이 사소하지만 현실을 버티게 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 공부를 시작해서 새로운 길을 시작해도 고작 사십대인데, 요새 평균 수명이 몇살인데, 앞으로 산 날보다 살 날이 더 남았는데, 같은 것들을 생각하다보면 지금의 고민 따위 별 것 아니란 생각도 든다.


위기의 순간이 사실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말, 나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는다. 위기는 언제나 있고, 기회도 언제나 있다. 그저 그 모든 것들이 현실과 이상을 뭉게버리지 않길 바랄뿐이다.


난 여전히 지나친 이상을 쫓고, 나이브할 정도로 순진한 꿈을 꾼다. 애써 지키지 않아도 한결같은 것, 아쉽고 서운해도 변화하는 것. 이들 사이에서 진자의 움직임처럼 반복하며 움직이는 내가 있다. 또 새로운 봄은 벌써? 하는 순간 찾아올 것이 분명하고 어느 새 다시 겨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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