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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Dec 17. 2015

아침 겨울

북동쪽을 향해있는 우리집은 아침에 햇살이 많이 들어오는 편이 아니다. 겨울이 되면 묵묵하게 가라앉은 아침을 걷어내고 겨우겨우 몸을 일으킨다. 눅눅한 계단을 올라 무겁게 철문을 열며 아침을 시작한다. 차가운 공기에 어깨가 움츠러들고 하얀 입김이 나보다 먼저 앞길을 터주면, 이유모를 상쾌함에 가벼운 발걸음을 걷게 된다. 고갯길을 내려가 다시 방향을 틀어 다시 언덕을 오른다. 남산 옆길을 따라 걷다가 남대문이 보이고 저 멀리 시청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럼 볼은 발갛게 홍조가 돌고 손끝 발끝이 시려온다. 하지만 몸은 조금 따뜻하고 부드러워진다. 그렇게 한 번에 사무실까지 갈 수 있는 버스가 닿는 곳까지 걸어가고 나면 겨울 아침은 한껏 환하게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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