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도하는 S씨

by 리쌩전


"면도하는 거 너무 귀찮아." S가 말했다. "매일 아침 면도하는 건 너무 불편해. 시간도 별로 없고 졸려 죽겠는데 이걸 계속해야되나 싶어. 가끔은 그냥 가고도 싶은데 왜 이 몸은 수염이 이렇게 빨리 자라는지. 넌 아무도 면도하라고 안하지?"

"안하지." B가 대답했다.

"아 좋겠다." S가 몸을 뒤로 빼며 의자 깊숙히 몸을 기댔다. "너도 해봐서 알겠지만 면도하는게 생각보다 쉬운게 아니야. 그리고 솔직히 면도날을 매일같이 자기 목에다 들이대는데 이게 좋겠어? 뭔가 계속 하다보면 피부도 깎여나가는 기분이야. 실제로 그렇다며?"

"그렇다더라. 그래서 좋은 거 써야된대."

"그러게." S가 말했다. "근데 좋은 거 쓰기도 쉽지 않아. 뭐가 좋은 것인지도 모르겠고, 뭐 하라는 것도 많잖아. 셰이빙폼인지 셰이빙젤인지 그거 발라야 되고, 아 그리고 그 전에 따뜻한 물로 수염을 부드럽게 만들어야 된대. 면도는 볼부터 해서 코하고 턱이 마지막이랬나, 그리고 위에서부터 아래로 모근의 반대 방향으로 해야하고. 끝나고는 찬 물로 마사지 한 후에 마지막에 애프터쉐이빙도 바르라는데, 그게 쉽냐. 그것도 매일 아침에?"

"어렵지." B가 말을 이었다. "나는 아버지한테 처음으로 면도를 배웠어. 사실 그 전에도 혼자서 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그러시더라. 너 면도 어떻게 하니?"

"그래?" S가 물었다.

"응, 나도 놀랐어. 그래서 아, 그냥... 이라고 했더니 이렇게 이렇게 쉬늉으로 대충 알려주시더라고. 이렇게 하라고 그래야 깨끗이 잘 된다고. 아직도 기억나, 그 짧은, 그리고 별 거 아닌 순간이."

"그렇구나."

"너는 누구한테 배웠어?" B가 물었다.

"음." S는 잠깐 생각하곤 대답했다. "나는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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