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말이야." A가 C에게 말했다. "열심히 하라는 거야. 알았지?"
"네." C가 소주병을 들며 대답했다. 소주병을 들어 A의 빈 잔을 채웠다. A는 다시 소주병을 받아들고 C의 잔 쪽으로 기울였다. C는 잔에 조금 남아있던 술을 마저 비우고 빈 잔을 두 손으로 내밀었다. "잘 해야죠. 열심히 해야죠. 근데 제가 잘 못하는 것 같아요."
"너 잘 못해?" A가 짐짓 놀라는 투로 말했다. C는 질책이라도 받는 듯이 조금 움츠러들었다.
"제 기준에는 그래요." C가 대답했다. "저는 더 잘하고 싶은데, 이게 부족한 것 같아요. 어느 정도 해서 가져가기는 하는데, 제가 생각하기엔 더 깊이 파야할 것 같고 더 가야할 것 같고, 근데 그러다보면 이게 어디까지 가야하는 건지 확신이 들지 않아요. 잘못 온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 너무 멀리왔나 싶을 때도 있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보니까 자꾸 제가 못하는 것처럼 느껴져서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래요. 제가, '저는 못하는 사람이에요.'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은데, 제가 느끼기에 '지금의 저'는 잘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해야겠죠. 열심히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야, 같은 이야기는.." C는 소주잔을 내밀어 A의 소주잔과 부딪치고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 "사실 그런 건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지금 저는 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이 어느 정도는 재밌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거기까지 닿을 수 있을지, 그 조각의 조각의 조각이라도 느끼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런 마음으로 계속 나아갈 수는 있지 않을까요."
"그렇구나." A가 대답했다. A는 C의 눈을 바라보았다. "잘할거야. 잘 할 수 있을 거야."
"선배는 이상해요." C가 말했다. "평소에는 오그라들어서 잘 못하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게 만들어."
"그래?" A가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 자주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