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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Feb 13. 2016

그냥 털어버려요


공상이 없는 자리에 고민이 가득 찬다 쓸데없는 상상을 멈췄더니 스스로를 갉아먹는 해충이 들어앉은 기분이다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머리로 이어지지 않는 기분이 든다 가까운 사람이 한심하고 먼 사람이 대단해보인다 아무래도 반성해야겠지 달라져야겠지 그러면 안되겠지 라는 생각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사람의 관계라는게 사회에서의 생활이라는게, 결국 나에게서 시작되기는 하지만, 그 발화점으로서 혹은 주체로서의 인식 이후에 관계를 시작하는 순간에는 결국 서로에게 보여지는 모습, 상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예상하는게 우선되어야 하는게 아닐까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이렇게 나오겠지? 라는 것을 예상하지 않고 대하는 것은 너무 일방적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 많이 한다 상대가 목이 마르다고 할 때 물을 주면 물을 마시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하다 거기서 그 사람이 물을 마실 수 있게 물을 컵에 따라 줄까? 아니면 물이 진짜 마시고 싶은지 물어볼까? 아니면 물이 있는 곳을 알려줄까? 아니면 편하게 물병과 물 컵을 옆에 갖다주기만 할까? 이런 기본적인 고민은 당연히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나열되는 것들이다 거기서 좀 더 벗어나거나 나아가자면, 물이 필요하다니까 물을 얼굴에 뿌려버릴까, 목이 마르다니 호스를 입에 연결해서 물을 틀어줄까 아예 비가 오면 어떨까 호수에 던지면 호수 물도 마실까 이렇게 생각하면서 코미디가 생기기도 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나오기도 하고 이야기로 이어지며 장르가 들어가기도 한다 여튼 이런 것들은 당연히 상호작용이라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가 이렇게 하고 그러면 나도 이렇게 하고 그러면서 거기에 감정도 들어있고 생각도 들어있고 아 이렇게 하려고 했으니까 이렇게 하는 구나 그러면서 이렇게 했더니 이런 감정을 느끼는 구나 거기서 배려가 있고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고 착함이 있는 것이지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하는 것이 착한 일이니까 그냥 이렇게 할래 남이 이렇든 저렇든 상관 없이, 라던가 혹은 내가 이렇게 하면 상대는 꼭 이렇게 해야돼 라고 정해놓고 상대가 예상하지 못하는 반응을 했을 때 왜 이렇게 안해? 라고 닥달하거나 하는 것은 좀 자연스럽지 못한 일인 것 같다 이거야말로 이기적인 것 같다 스스로에 틀에 갖혀 타인의 행동을 받아들일 여지가 없이 감정적으로 지나치게 타이트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다시 예를 들자면 칭찬이 그렇다 누군가 뭘 했을 때 칭찬을 하는 것은 그 사람이 스스로 잘했다고 느끼게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서 입 밖으로 소리내어 말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기 때문에 그걸 칭찬이라고 1차적으로 말하는 것이지 단순히 말하는 것 자체가 칭찬은 아니다 말도 뉘앙스가 있고 감정이 담기기 때문에 잘한다 잘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칭찬의 의미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상대가 아 내가 칭찬 받고 있구나, 내가 칭찬 받았구나라고 느껴야지 칭찬으로서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지 그렇다면 잘했다 잘했어 라고 말해놓고 상대가 칭찬이라 느끼지 못했을 때 너는 내가 칭찬했는데 왜 감사할 줄을 몰라? 라고 한다면 누가 잘못했을까 


자, 내 생각은 이렇다 이건 다른게 아니라 틀린거다 잘못한 거야 그러니까 반성하고 스스로 돌아보고 다시 해야한다 잘못할 수 있다 인정하고 고치고 배우고 변하면 된다 생각이 다르다면, 내가 틀리다고 한 것에 반박하고 조율하고 협의해서 서로의 합의점을 찾고 생각을 수정하면 된다 그게 다른 사람의 틀린 의견을 대하는 옳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배려 양보 선행 이런 단어를 쓰기 이전에 우선 타인을 인정하는 것 부터 시작해야 맞다 그리고 그게 지금 우리 사회, 가깝게는 가족과 친구에게부터 많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고 요새 많이 많이 생각한다


음, 대충 훑어보니 내용의 논조를 짚기 어려운 글이 된 같다 의도한 대로 말이다 (웃음)

이제 털어 놨으니 털어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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