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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쌩전 Feb 15. 2016

갈테면 가라지

나 오늘 웃었나? 하고 생각해본다 아무래도 오늘 한 번도 웃지 않은 것 같다 뭔가 하나씩 꼭 빼먹는다 지난 번 빵 심부름 했을 때 음료수를 빼먹었고 오늘 컵라면을 사올 때 김치를 빼먹었다 애초부터 사오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사온 후에 혼나거나 질타를 받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럼 나도 사왔으면 좋았을 걸 이라고 생각한다 완벽할 수는 없지만 전보다 더 낫기 위해 노력하는 건 잊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한다


하늘은 봤나? 생각하니 하늘을 본 것 같다 그런데 내 기억 속에 하늘이 어제인지 오늘인지 모르겠다 오늘은 무척 추웠다 그리고 마음이 바빴다 마음이 바쁜 날은 감정이 따라오지 않는다 아니,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내 감정은 꼭 느린 걸음으로 양반처럼 걸어서 나중에 찾아온다 이미 마음이 다 정리한 곳에 털썩 주저 앉아 그제서야 뒤늦게 자기 의견을 털어놓는다 그럼 이미 감정을 표현할 타이밍은 지나쳤고 혼자서 다독이고 달래고 변명하며 고된 싸움의 시간을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한바탕 지나가면 체력이 약한 감정은 긴 잠에 빠진다 그리고 또 다시 생각이 분주해진다 그럼 졸립다 잠이 온다


커피를 세 잔 마셨다 보통 하루 평균 3~4잔을 마시는 것 같다 곧 집에서 잠깐 떠나있어야할지도 모른다 정말 세상 일이란게 한치 앞도 모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 자리는 어디일까 나는 안심할 수 있을까 아니, 혹은 내가 안심해야할까 하는 생각마저도 든다 나는 왜 이제서야 이런 생각을 하며 고민할까 쓸데없는 시간일지 모르는 이런 시간들을 소중히 써야지 배설같은 글을 늘어놓고 목적없이 방황하다 현실로 돌아가야지 그럼 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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