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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이상 Jan 11. 2017

지역과 주민과 공생하는 백화점

아베노하루카스에서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이야기 <엔카츠(연활)>

#일본 #그린즈 #마이프로간사이


일본에서 가장 높은 빌딩 <아베노하루카스>에는 여러가지 "가능한 것"들로 가득하다! 백화점 공간을 "커뮤니티 공간"으로 바꾸는 시도 <엔카츠(연활縁活)>

(원본링크 : http://greenz.jp/2014/09/18/en-katsu/)

게시일 : 2014. 09. 18.


특집 <마이프로 SHOWCASE 간사이편>은 <간사이를 더 건강하게!>라는 테마로 관서 지방을 거점으로 활약하는 소셜 디자인 담당자를 소개합니다. 오사카 가스와 공동으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평소 어떤 때 백화점에 가시나요? 자신을 위한 포상을 찾거나 소중한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르는 등, 쇼핑을 위해 방문하는 분이 많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아베노하루카스 킨테츠 백화점 본점>은 쇼핑뿐만 아니라 <엔카츠(연활縁活)>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지상 300m 일본 제일의 초고층 빌딩 <아베노하루카스>


아베노하루카스 빌딩를 다니다보면 매장과 매장 사이에 있는 <마치 스테이션('마치'는 '거리'또는 '마을'이라는 의미)> 이라는 공간에서 작은 수업이나 토크 이벤트 등 작은 활기가 태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 활동은 <엔카츠(연활縁活 *이하 엔카츠)>라는 이름으로 그 많은 시민 활동 단체의 힘을 통해 운영되고 있습니다. <엔카츠>는 2012 년부터 사회 실험 이벤트 등을 거듭해 2013 년 6 월 <아베노 하루카스 빌딩 킨테츠 본점 타워관>오픈에 맞춰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운영 사무국 멤버 5 명이 <마치 스테이션>에서 시민 단체의 활동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 구조나 활동을 지원하는 것에 대하여 <엔카츠> 사무국 직원의 이노세 토시유키 씨 (긴테쓰 백화점 직원), 요시나가 에리 씨, 카와키타 토모코 씨 (studio-L 스태프)의 세분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사진 중앙 왼쪽에서 요시나가 씨, 이노세 씨, 카와 키타 씨


백화점에 커뮤니티 공간을 만들다

원래 1937 년에 지어진 아베노바시 터미널 건물의 노후화, 우메다와 난바(오사카의 번화가)에 백화점 증가, 지역에 호텔이나 오피스 빌딩이 적었던 것 등이 배경이 되어 킨테츠 백화점은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생겨난 아베노하루카스 빌딩에는 킨테츠 백화점 (아베노하루카스 킨테츠 본점)과 아베노 하루카스 미술관, 중간층에는 오피스 공간, 고층은 오사카 메리어트 미야코 호텔과 전망대가 입주했습니다. 아베노하루카스 빌딩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초고층 빌딩입니다.

그 아베노하루카스 빌딩의 핵심을 담당하는 것이 킨테츠 백화점입니다. 백화점 전체 매출이 점점 줄고있는 가운데, 새로운 가치를 재구축 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면서 나온 키워드가 "커뮤니티"였습니다.

쇼핑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체험을 중시한 백화점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매장 디자인은 공간 디자이너 마미야 요시히코 씨가 담당하고 "지역의 커뮤니티 같은 장소"를 만들자는 생각에서 studio-L 야마자키 료 씨가 커뮤니티 디자인 담당으로 추가되었습니다.


- 이노세 씨 -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여,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만들어지는 곳이야말로 '지역 커뮤니티'라는 생각에 '커뮤니티 공간을 만든다' 라는 컨셉이 정해졌습니다. 그리고 그 수단으로 삼은 것이 바로 <엔카츠>입니다.

시민 단체들과 함께 힘을 모으는 것 이상으로, 백화점의 고객 유치 뿐만 아니라 참여하는 시민 활동 단체에게도 메리트를 줄 수 있도록 서로의 마음을 존중하는 협동의 스타일을 잡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협력이 가능한 시민단체를 찾기 위해 엔카츠 사무국의 원형이 되는 팀이 제일 먼저 한 일은, 오사카 주변  NPO단체에 '의견 듣기(HEARING)'를 위해 전화를 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첫 번째 설명회는 <아베노 하루카스>가 막 착공 직후였던 2011 년에 실시. 자신들의 활동의 폭을 넓히고 싶은 단체 분들과 '이런 장소가 있으면 좋겠다'는 워크숍을 통해 장소의 컨셉 만들기부터 시작했습니다.


- 요시나가 씨 -
2013 년 6 월에 실제로 마치스테이션 활동을 시작했지만, 처음 참여해주신 단체가 <엔카츠>에 거는 기대와 이제 막 시작해나가는 사무국이 실현할 수 있는 것들의 격차가 너무 컸어요. 저는 몇 번이나 울었답니다.(웃음)

다른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studio-L의 스태프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생각이 맞지 않아서 떨어져나가는 단체들이 수두룩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사카의 단체들은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옥신각신하며 점점 힘찬 생각이 흘러나왔어요.

뜨거운 마음을 가진 단체들과 커뮤니케이션을 거듭 한 결과, 지금의 <엔카츠>가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시니어들을 메인으로 서포트하다

그럼 엔카츠에서는 어떤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을까요? 몇몇 단체들을 소개합니다.


아마라쿠 (あまらく : 아마추어 여성 만담회)


이곳은 아마추어 여류 만담회 <아마라쿠(あまらく)>입니다. 지인이나 만담에 관심있는 분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분들에게도 만담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다는 마음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습니다.


- 카와키타 씨 -
이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는 단상은 단체의 요청에 의해 자원봉사 팀이 제작했습니다. 아마추어 시공이므로 매번 수리하면서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요 (웃음)


다음은 NPO 법인 <모쿠이쿠(木育) 포럼>입니다. 나무의 장점을 알리기 위한 체험 워크숍을 매월 개최하고 있습니다. ○(와)라고 부르는 실로폰 형태의 예술작품으로 돌림노래를 하며 아이들이 놀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정기적으로 열리고 있습니다. 주위가 유아용품 매장으로 되어있어서 할 때마다 큰 관심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모쿠이쿠 포럼


또한 딱 알맞게 취재 당일 <간사이를 예술로 달아오르게 만드는 NPO A-yan(에-얀*)!>에서 기획하는 <가장 무서운 귀신의 집>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어서, A-yan !! 사무국의 다나카 얀부 씨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습니다.

*에에얀!은 오사카를 포함한 간사이 지역의 사투리로 '조오타!'라는 뜻입니다.



가장 무서운 귀신의 집


- 다나카 씨 -
아트로 마을을 달아오르게 하는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히어로쇼를 개최하거나, 아이들과 대형 종이접기로 코끼리와 기린을 만들어 인근 텐노지 동물원에 전시하거나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평상시에는 지역에서 이벤트를 할 때, 비교적 안면이 있는 사람들과 마주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쉽게 따뜻한 반응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엔카츠에서는 매번 처음보는 사람들이 찾아와주기 때문에, 이들을 마주하면서 느끼는 긴장감이 있어서 좋아요. 여러가지 일에 새롭게 도전할 수 있어서 즐겁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가운데, 처음에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노년층의 힘입니다. 시니어 층의 분들은 평일를 잘 활용하여 오카리나, 그림 편지, 바람총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림 편지 교실 등에 많은 참가자가 모여 수업이 끝나면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고 돌아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건 킨테츠 백화점 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지 않을까요?


- 이노세 씨 - 
초기에는 사람들이 마치스테이션 주변 매장에 조금 더 들르는 정도였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은 입점한 매장들이 엔카츠와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다른 지역의 킨테츠 백화점에서 출장 제안이 들어오는 등,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을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기업 인턴을 엔카츠에서 받아들일 예정입니다.


지역과 지역을 잇는 <엔카츠>

또한 이노세 씨는 계열사 · 킨테츠 케이블 네트워크의 스튜디오를 빌려 Ustream 프로그램의 제작도 다루게되었습니다. <엔카츠 TV>라는 이름으로 엔카츠 소개뿐 아니라 주변 지역의 정보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 이노세 씨 -
지역의 다른 분들에게도 게스트로 출연 요청을 드리고, 본인들을 PR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아베노 베르타>라는 다른 상업 시설에서 참여해주셨는데, 수제용품 여름 축제를 PR 하러 와주셨습니다.

지역 라이벌 시설들과 경쟁하지 않고 협동하는 것도, 아베노와 텐노지 지역을 함께 상승작용을 만들고자하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같은 지역 라이벌 시설 <아베노 큐즈몰>의 곰 캐릭터 <아베노아베노>가 엔카츠에 올 예정이라고.

이런 기획이 가능했던 것은 1년간의 노력을 통해서 <엔카츠 활동은 킨테츠 백화점의 이기적인 변덕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다>라는 게 지역에 전달되었기 때문이라고 엔카츠 팀에서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텐노지 지역 분들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지역 축제에 <엔카츠>가 나간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베노하루카스 빌딩에서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인 '쇼와쵸'에서 개최되는 <돗푸리, 쇼와쵸>에 엔카츠가 부스로 참가했었습니다.



출전계기는 <돗푸리, 쇼와쵸>를 도와주고 있던 엔카츠의 자원봉사자와 잡담을 하다가 "아베노하루카스 그랜드 오픈 때 만든 장식을 지금 쓰지 않으면 빌릴 수 있을까요?" 라는 말을 들은 순간부터 였습니다.

"어디에 쓰지?"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사이에 "장식이랑 같이 엔카츠 팀이 출전"하는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 카와키타 씨 -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종이 스모게임을 하면서, 많은 어린이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었습니다.

참여하면서 알게 된 것이 <돗푸리, 쇼와쵸>에도 엔카츠에 관한 것들이 다양한 형태로 관계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지역과의 관계를 통한 즐거움과 소중함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엔카츠 사무국은 <엔카츠 = 마치스테이션 만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있습니다. 다른 축제들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뿐만 아니라, 축제를 알리고 접근하는 채널도 아베노 하루카스에 반입해서, 마치 스테이션에 사전 이벤트 등을 실시해보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20대부터 70대까지 있는 자원봉사자들이 <엔카츠>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지역 주민들과 시민 활동 단체와 백화점을 이어주고 있는 것은 시민 자원 봉사 팀 <CSR>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합니다.

콘시어지 (C), 서포터 (S), 리포터 (R) 3개의 팀이 <엔카츠>의 활동을 지원하고 무려 20 대부터 70 대까지의 분들이 소속되어 있습니다.



- 카와키타 씨 -
CSR팀 동료 의식은 대단합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서포터 팀의 멤버를 도와주기 위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분들이, 애쓰고 있는 팀 리더를 지원하고 진행상황을 지켜보고있는 와중에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서 본인이 참여하지 않은 팀의 일도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도와주는 걸 보았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은 바쁜 일을 마치고 와서 참여해주는 거라 피곤하실텐데도 대단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엔카츠에 함께해주신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자원봉사자도 "집과 회사만 왕복하던 생활이었는데, 나이에 상관없이 아이들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어서 무척 즐겁다" 고 말합니다.

그 밖에도 "일로서는 도전하기 어려운 것들도, 자원봉사자이기 때문에 도전해볼 수 있는 것들이 수두룩하기 때문에 무언가 하고 싶은게 있는 사람에겐 즐거운 곳이다" 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자원 봉사나 시민단체로 참여하고 싶은 경우는, 이쪽의 엔카츠 참여 페이지에 자세히 게재되어 있습니다.

2014년 8월 조사를 통해 총 500 프로그램에 약 3 만명의 관객이 참여하여 약 250 등록 단체, 약 160 명의 자원 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 이노세 씨 -
<엔카츠>는 백화점을 번화하게 만들어 고객을 유치하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조금씩 단체들과 협력이 깊어지면서 '집객을 유치하는 것만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좋지않다'고 느꼈습니다.

<엔카츠>가 있어서 좋았어요!라던가 <엔카츠>라는 게 있어서 지역과 사람의 관계가 좋아졌다거나, 서로의 관계를 소중히하며 사랑 받는 자리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이 결과적으로 고객 유치로 연결되면 좋은거죠.


조금씩이지만 백화점 안에서, 그리고 주변에서 관계와 연결이 생겨나 지금까지의 백화점에서 벗어난 새로운 백화점의 가능성이 이곳에서 태어나고 있습니다.

여러분, 사람과 지역의 만남과 체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엔카츠>의 현장을 한 번 들여다 보지 않겠습니까?



글쓴이

카노 테츠야

greenz 라이터

교토 출생, 오사카 거주. 잡지의 편집자 겸 작가를 거쳐 현재는 책자나 web의 기획 편집 쓰기에서 이벤트 기획, NPO / NGO의 홍보 자문, 기업과 대학, 행정의 프로젝트를 디자인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 중. 출장 문화 강좌 살롱 문화 대학 운영도.




번역/편집 : 리이선생

clownforrest@gmail.com


성장은 더디고 인구는 줄어갑니다. 시장이 계속 좁아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고 돈을 더 쓰라고 말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요. 계속해서 한계에 부딪칠 수 밖에 없습니다. 기업은 한계를 타파할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 노력의 그림자가 바로 지금 한국의 사회가 가진 병폐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더 높은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시장에서 희망을 찾지 못하고 정경 유착과 부패의 주변에 머물러서 그런게 아닐까요. 기업은 시장에서 이익을 창출합니다. 시장 자체가 건강하지 못하다면, 기업이 상생하기 위한 방법은 시장을 건강하게 만드는 곳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렇게 당연한 방향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했습니다. 젊은이들은 착취당하고 선배들의 은퇴는 빨라집니다. 기업은 자꾸 삐까뻔쩍한 모습을 홍보하고 늘 새로운 꿈을 보여줍니다. 지갑으로 들어오는 돈과 나가는 돈의 괴리는 현실 속에서 곪아가고 있습니다. 위의 사례는, 지역을 기반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이, 지역과 사람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본인들에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활동을 하는 좋은 사례입니다. 위의 글은 2014년에 게재된 기사지만, 사례에 나오는 <엔카츠>는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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