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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사람 Mar 05. 2021

유리알 수영장.

조용하고 깊게 바다의 심장을 향해서.

물고기의 비늘을 하나씩 떼어 유리창 위에 붙였다.
그건 정말이지 꼭 비가 오는 것처럼 보였다.

너와 나는 같은 날 태어났어.
내가 죽고 네가 태어났고
네가 다시 죽은 날에 내가 또 태어났지.
우리는 생일 축하해라고 서로 이야기하며
물고기의 눈알이 있던 자리에 초를 세웠다.

촛농이 녹아내린 자리에 새로운 눈알이 생겼다.
물고기가 말했다.
나를 강가로 데려다줘.

유리창을 열고 강을 향해 물고기를 집어던졌다.
촛농 눈알과 몸통은 각자
다른 곳을 향해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오르다 떨어졌다.

고양이는 양말을 신고 점괘를 보고 있다.
숭구리당당당.
잔뜩 겁에 질린 고양이가
가진 건 목각인형과 유리구슬이 전부라서
떨어진 물고기를 향해 강가로 다가가고 있었다.
육각형 모양의 비가 쏟아졌다.




바닷가 별빛아래 모래를 덮고 바라보는 야경은 포기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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