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고민만 할 건데 싶은 당신을 위한 34페이지
내일 4월 10일 금요일 밤 자정에 미플랜 퇴사이직 전략키트 텀블벅이 닫힌다.
한달여 동안 매일 뭔가를 썼다. 스탠포드 에세이의 뭣이 중헌디 이야기, 꼭 퇴사해야할 경우들에 대해, 퇴사 이유랑 퇴사 계기의 차이, 연봉의 함정, 6개월 날린 이야기, 1년 동안 댄 핑계들, 10년 전 꿈이랑 지금 꿈이 달라진 것.
다 내 얘기였다.
마지막 글이니까 — 팔려고 쓰는 글 말고, 그냥 하고 싶은 말을 쓰려고 한다.
테크 업계 24년, 회사 8개, 창업 두 번.
그 시간 동안 퇴사를 고민하지 않은 해가 없었다. 잘 나가던 때도, 망하던 때도. 남의 회사에 있을 때도, 내 회사를 만들었을 때도.
근데 이상하게 그 고민을 입 밖에 내기가 어려웠다. 다들 잘 다니는 것 같으니까. 나만 흔들리는 것 같으니까. 이런 말을 꺼내면 나약한 사람처럼 보일 것 같으니까.
미플랜 퇴사이직 전략키트 오픈 15분 만에 120%가 됐을 때 — 그게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퇴사를 고민하는 건 이상한 게 아니다. 그냥 살아가고 있는 거다.
퇴사를 고민하면서도 실제로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무섭기 때문이다.
나가서 뭘 할지 모르겠고, 지금보다 나빠지면 어쩌나 싶고, 이게 맞는 결정인지 확신이 없고. 그러다 보니 자꾸 핑계를 찾게 된다. 프로젝트만 마무리하고, 보너스만 받고, 이제 휴가 다녀와서.
그 핑계들이 나쁜 게 아니다. 무서우니까 그러는 거다.
근데 무서움이랑 준비 안 됨은 다르다.
무서운 건 당연한 거고, 준비는 할 수 있는 거다.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지금 여기서 그게 되고 있는지, 안 된다면 다음엔 뭘 다르게 할 건지 — 이걸 한 번만 써보면 무서움이 조금 다른 모양이 된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아도. 내가 왜 나가는지는 알게 되니까.
10년 전의 나는 내 회사를 일구고 반드시 성공하겠다고 했다.
지금은 다르다. 나를 갈아넣지 않고 지속할 수 있는 비즈니스를 만들겠다고 한다. 가늘어도 길게....ㅎㅎㅎ
10년 전의 나한테 저 말을 들려주면 실망할 것 같다. "그게 무슨 꿈이야" 했을 거다.
근데 지금은 안다. 갈아넣는 방식으로 두 번 해봤고, 그게 얼마나 가는지도 봤다. 그러고 나서 바뀐 답이다. 틀린 게 아니라 — 살아온 거다.
퇴사 앞에서 10년 전 버전의 꿈을 억지로 붙들고 있을 필요 없다. 지금의 나한테 중요한 게 뭔지 — 그게 달라졌어도 괜찮다.
이 말을 하고 싶어서 한달 동안 퇴사 매거진 썼다. 이 말 하고 싶어서 퇴사이직 전략 셀프키트를 만들어서 팔기로 했다.
퇴사는 도망이 아니다. 나한테 중요한 것과, 내가 지금 보내고 있는 시간이 안 맞아서 다시 맞추러 가는 거다. 그게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거 안다. 무섭다는 거 안다. 나도 그랬으니까.
돈 걱정도 될 거다. 다음 직장이 있을지, 공백기가 얼마나 길어질지, 지금보다 나빠지면 어쩌나. 그 걱정들 다 현실적인 거고, 무시하라는 게 아니다.
근데 그 걱정들을 안고도 헤쳐나간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중 하나였고. 준비하고 나간 사람은 생각보다 잘 된다. 완벽하게 준비된 채로 나가는 사람은 없지만, 방향이 있는 사람은 결국 찾아가거든.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 잘 생각했습니다!
버티고 있다면 — 수고 많이 했습니다!
나가기로 했다면 — 잘 될 겁니다!
미플랜 퇴사이직 전략키트는 내일 자정에 펀딩 닫힌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말하면 — 이걸 만든 건 팔려고만은 아니었다. 이 질문들 앞에서 한 번이라도 진지하게 앉아보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더 생겼으면 해서였다.
다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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