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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승훈 Mar 25. 2017

고통에서 의연해지는 방법

2016.06.23          

  우리는 나를 괴롭게 하는 일들을 겪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래서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을 정신적, 육체적으로 끊어 버리거나 나에게 좋은 에너지를 주는 사람들을 만나며 부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을 가능한 피한다. 또한 빨리 괴로운 일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며 의지할 수 있는 것들을 만들어 놓기도 한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나 존재가 나와 상관없도록 만들어 놓아야 스스로가 괜찮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많은 노력을 하지만 우리에게는 여전히 부정적인 일들이 생긴다. 나에게 일어나는 좋지 않은 일들은 내 손을 떠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통제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위와 같은 노력을 함에도 그러한 일들은 반복된다.

  나쁜 것들을 피하고 좋은 것들을 찾으려 하면, 고통의 총량은 줄일 수 있으나 고통에서 의연해질 수는 없다. 좋고 기쁜 것들만 찾아서는 좋아질 수 없다. 우리에게는 절대로 좋은 일만 생기지 않는다.

  물론 직장에서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거나, 정말 서로 싫어해서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의 괴로운 일이란, 의도가 없이 생기는 괴로운 일들을 말한다. 그렇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에게 힘든 일이 생기도록 하는 존재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내가 좋아하고, 내가 기대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 생긴다. 분명 스스로가 바라는 모양이 있기 때문에 힘든 일은 벌어진다. 그렇다고 기대감을 버리고 낮추는 방법을 택하자니 상대에 대한 애정이 함께 떨어진다. 상대에게 바라는 것이 적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에 대한 애정을 덜어냈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누구나 이기적이기 때문에 서로를 실망시키고 상처를 준다. 타인을 그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때문에 오롯이 이타적일 수 있는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남을 그대로 바라보지 못하여 생기는 이기적인 행동 속에 깨닫지 못하지만 분명 나를 생각해서 하는 행위들이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에게 나를 생각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면 그 관계는 분명히 좋은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게 서운하고 힘든 일을 반복한다. 위에 말한 것처럼 괴로운 일은 사라지지 않고, 사라질 수도 없다. 하지만 서로 좋아한다면 마음은 같다. 표현하는 방법과 실천기술이 달라서 차이가 날뿐, 그러한 방법의 차이로 갈등이 생기면 표면적으로 부정적인 어휘가 생겨 갈등이 커지기도 한다.

  말속의 말을 깨달아야 한다. 상대방의 행위가 진짜로 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하려는 행위가 상대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우리는 명확하게 알 수 없다. 그저 추측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가 생각한 행동의 이유가 무엇인지, 상대방이 행동한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를 해주고 물어봐야 한다. 서운하고 아쉬운 것이 있더라도 화를 낼 것이 아니라 행동의 이유를 알아봐야 한다. 이유를 알아본다면 분명히 내가 생각한 것과 다를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믿어도 된다.

  사실 말속의 말을 깨달아 상대에게 서운한 마음을 가지지 않는 것이 가장 좋고 현명한 길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그렇지 못하다. 나는 약하고 상처받았으며 그러한 통찰력을 가지지 못 했다. 나는 아직 겉에 하는 말이 부정적이라면 속의 내용이 좋게 보이지 않는다. 나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 나에게 벌어지는 상처에서 벗어나는 진정한 길은 상대를 끊어내는 것이 아니다. 상대의 진심을 바라보고 나의 진심을 전하여 방법론으로서의 차이를 줄여나가면 상처와 고통에서 의연해 질 수 있다. 앞으로도 계속 차이와 서운한 일, 기분이 상하는 일은 생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차이를 배려하고 맞춰나가며 때로는 충돌을 겪을테지만 내가 좋아하는 너, 네가 좋아하는 나를 믿고 고통 속의 진심을 깨달아 삶을 더 밝게 물들인다면 너와 나는 앞으로도 함께 지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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