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그녀

길거리에서 만난 작은 친구, 그녀와 나의 이야기

by 도 출 남

우리 집은 가끔씩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에게 유난히도 발걸음이 빨라지곤 합니다.

그 손님은 한 아름의 털과 뾰족한 귀를 가진, 우아하고 멋있는 길고양이 '호랑이'라는 이름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는 우리 집에서 잠은 자지 않지만, 하루에 두세 번씩은 꼭 밥을 먹으러 오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일상적인 방문이었지만, 어느새 그의 방문이 기다려지게 되었지요.

심지어 내가 집에 없을 때 호랑이가 왔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식구들에게 물어보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의 우아하고 건강한 외모에 맞춰 '호랑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런데 호랑이는 실은 암컷이었습니다. 그건 임신의 징후를 보이며 공개된 사실이었죠.

그리고 얼마 후, 새끼들을 낳아 그녀의 배가 홀쭉해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네요..... 얼마 전부터 그녀의 방문이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젠 아예 찾아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녀가 보이지 않으니, 가슴이 뭔가 불안하고 궁금해지더라고요.


오늘, 우연히 길에서 그녀를 마주쳤는데, 나를 알아본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그저 가볍게 살펴보고 지나쳐 버렸습니다.

그런 그녀의 행동에 서운한 마음이 들었죠.

분명히 그녀는 나를 알아본 것 같았는데, 그런 그녀가 지나쳐 가버리니까요. 그냥 담담하게 지나치는 그녀의 모습에, 나는 갑작스레 서운함을 느꼈습니다.

그래도 그녀가 안전하다는 것을 알았으니,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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