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방식에 관하여
너의 인상은 흐릿했다.
존재했지만 정확히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너의 목소리는 다정했다.
그것이 너의 위치를 내게 알려주었다.
너는 먼 곳에 있었고, 너는 빛나고 있었고, 너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은 세상의 무엇으로도 대체 할 수가 없었다.
내가 읽어 낸 너는 그랬다.
다만 너는 내가 아는 언어가 아닌 글씨로 쓰여있었고, 나는 그것이 그저 아름다워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는 널 다른 방식으로 읽어내기 시작했다. 너의 체온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자 너는 더이상 허무의 존재가 아니게 되었다. 먼 곳에 있어도 곁에 있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나는 한 가지를 깨달았다.
내가 너와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는 널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읽어 낼 것이며
그것은 나에게 너를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해줄 것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