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올리브와뽀빠이 Jun 06. 2024

Hey, where are you from?

你从哪儿里来的?

그때 그 시절,

경영학 공부를 하면 자연스레 중국어를 배웠어야 했고, 중국 어학연수도 다녀와야 했고 그렇게 흐르듯 정해진 순서대로 차근차근 남들 다하는 코스를 밟아가고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중국에서의 시간. 혼자서의 생활도 익숙하고 나름 독립적이라 생각했지만, 결코 만만치 않았던 중국과의 첫 대면. 


계획했던 기숙사 입소도 차질이 생기고, 학교에서 2년 넘게 힘들게 배웠는데, 주입식 교육이어서였을까 말 한마디 못했던 첫 수업 시간이 이불 킥하고 싶은 그런 잊지 못할 기억이다. 다국적인 친구들 앞에 모여 모두에게 제3언어인 중국어로 자기소개를 더듬더듬했던 기억... 처음 몇 주간은 바디랭귀지를 동원한 나의 짧은 언어로 낯설지만 신나는 하루하루를 보내며, 물론 기한 내에 나의 목표가 있었기에 언어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말이다.


"Hey, where are you from?"  

"Korea" 

"South or North?"


이 패턴의 질문이 일반적이었다. 실제 같은 반에는 북한고위인사층이 공부하러 와서 동급생으로 있기도 했고, 서로 조심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걸 알기에 최대한 부딪히지 않게, 있는 듯 없는 듯 서로의 존재를 눈감았다. 어디까지 대화를 할 수 이어 나갈 수 있는지 가이드라인이 없고 어렸던 나에겐 겁도 나는 그런 상황이었기에, 그렇지만 그런 전후 사정 잘 모르는 다른 국적의 친구들은 우리들을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았더랬지....(너네 한민족 아니야?라는 시선으로..)


여전히 유럽에서 온 친구들에게 아시아 국가 중 하나인 한국은 생소한 나라였지만, 한국인들이 넘쳐나던 학교에서 한국 문화를 접하는 게 어렵진 않았던 것 같다. 그렇게 매일 새로운 문화들을 겪으며, 서서히 스며드는 언어와 함께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조금은 느슨한 그렇지만 정해진 시간 내에 목표 달성을 해야 하는 마음이 있기에 열심히 학교 생활을 했고 같은 반이었던 그와도 자연스레 가까워졌다. 한국에 대해 전혀 모르던 친구들 중 한 사람이었던 그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